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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반대하다 찾은 군유림

예산군, 골프장예정지 소유권분쟁 대법원서 패소... 주민 품으로

등록|2008.02.05 10:21 수정|2008.02.05 14:42

▲ 2003년 10월 대리, 시목리 주민들이 박종순 당시 군수를 만나기 위해 군청 마당에 들어서 있는 모습. 박 군수는 이 자리에서 주민들과 감정 대립해 끝내 법정까지 가는 무리수를 뒀다. ⓒ 무한정보신문

예산군이 주민을 고발하는 무리수까지 두며 골프리조트 사업을 추진하다가 군소유 재산을 주민들에게 돌려주게 된 초유의 사건이 대법원에서 마무리됐다.
예산군 광시면 골프리조트 예정부지 임야(백월산)에 대한 예산군과 지역주민과의 긴 분쟁이 지난달 31일 대법원에서 주민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마무리됐다. 이로써 예산군이 5년 넘게 끌어 온 골프장 민자유치사업은 일단 수포로 돌아갔으며, 군유림 165만2900㎡(광시면 대리 산17-1번지)를 대리와 시목1, 2리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려주게 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2시 대법원 민사3부는 골프리조트 예정부지인 백월산의 ‘소유권보존등기 말소 청구소송’에 대한 예산군의 상고를 기각하고 이 산이 지역주민의 소유임을 인정했다. 판결내용은 주민이 승소한 고등법원 판결내용에 준하며, 소송비용은 예산군이 부담토록 했다. 
이 사건은 지자체의 골프장 유치강행에 맞선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대전충남녹색연합) 연대 대응으로 주목받았으며, 부당하게 행정재산에 귀속된 마을산을 되찾는 소송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대법원 판결장에는 골프장 반대추진위원장 윤언식씨를 비롯해 주민 14명이 참석했다. 윤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직하게 살아 온 주민들의 뜻을 사회가 알아 준 것이다. 앞으로 마을총회를 열어 산 관리에 대한 모든 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향래 대리 이장도 “오랫동안 기다려 왔기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 그동안 도움을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예산군 관계 공무원은 이에 대해 “충격적이다. 군 입장에서는 헌법소원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군의 목적은 골프장 유치이므로 앞으로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을주민들의 골프장 건립반대운동을 지원해 온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즉각 성명을 내고 “예산군이 지역주민의 임야를 부당하게 군 소유로 이전시킨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 군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예산군은 경남기업이 봉산면 서원산에 신청한 골프장을 불허해야 한다.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하는 골프장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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