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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갑 의원 "토론 하나 없이 탈당 행보는 안돼"

경남 사천서 총선 출마 선언 ...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과 맞대결할듯

등록|2008.02.05 15:05 수정|2008.02.05 15:05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 정대희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비례대표)은 고향인 경남 사천에서 18대 총선 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출마선언 뒤 <오마이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강 의원은 최근 민주노동당 갈등과 관련해 일부 의원들이 사실상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4년간 원내에서 함께 투쟁해 온 의원들이 토론 하나 없이 이런 행보를 해서는 안된다”면서 “빠른 시일 안에 의원단이 모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5일 오전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가졌다. 강 의원은 이날 지역 노동자․농민단체 대표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 의원은 지난 1월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현재 사천에서는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과 강 의원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강기갑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도약하는 사천을 일구기 위해 350만 농민을 대표하던 열정을 사천시민을 위해 쏟겠다”며 출마의지를 피력했다.

강 의원은 “사천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필요한 기업을 유치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 이명박식 개발을 무조건적으로 전개하며 근시안적으로 해안을 매립을 하거나, 막무가내식 오염유발업체를 입주시키는 것은 사천시민의 동의를 받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공장만 남는 사천이 되지 않기 위해 친환경 공업단지, 최첨단 산업단지를 육성하여 사천경제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 편,  그동안 정치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사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강 의원은 “참정치는 오만과 독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섬김의 자세와 열정, 그리고 참실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직장이 타 지역에 있어도 주거만은 사천에서 하고 싶은 그런  사천을 만드는 길에 함께 하자”고 피력했다.

"바닥 민심 좋다 ..."

다음은 강기갑 의원과 전화로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오래 전부터 사천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 선거에 자신있나?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바닥 민심 이 좋다. 현장을 다 두루 돌아봤고, 나름대로 여론조사도 해봤다. 기본적인 민심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동안에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한 것을 지역민들이 인정해 주고 있다고 본다.”

- 지금 민주노동당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지난 3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무튼 당이 함께 나아갈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하고 분열적 양산으로 치닫고 있어 안타깝다. 통일을 하자는 것도 큰 차원에서는 민족적 평등을 하자는 것이다. 이런 뜻인데도 의견이 달라지고 분당의 사태까지 간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심을 잘못 잡은 것 같다. 현재 시대는 진보정당과 민주노동당이 그런 중심을 잡아서 가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적인 분란을 일으켜 국민적 요구와 시대적 요구에 답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송구 죄송하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우리가 해야 되는 그런 역할과 사명에 대해 우선 한 사람씩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일해야겠다.”

- 민주노동당에서는 탈당사태가 빚어지고 있는데?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 이 시점에서는 정치적 요구가 자꾸만 커져가고 있다. 이런 때에 ‘종북’이니 ‘친북’이니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런 것까지 고리를 걸어서 이런 형태로 치닫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고 잘못된 것이다. 서로가 잘 잘못을 따지기 전에 하나로 힘을 모아야 될 때, 그런 통일적 문제를 갖고 분당까지 치닫는 것을 해서는 안된다.”

-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지?
“걸어서는 안될 사안들을 걸었다. 그런 정도는 끌어안고 결속할 수 있었는데도 못한 부분이 있었다. 어떤 파든 간에 자기 양심에 따라 냉철하게 들어가서 판단해야 한다. 진보정당으로서는 함께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아니라고 본다. 얼마든지 개선하고 변화하면서 함께 힘을 모으면서 변화․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양심에 들어가면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대선에서 국민적 지지를 적게 받았고, 더 받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제대로 안된다고 해서 분당까지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 노회찬 의원도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도 그분들과 함께 해 왔다. 저는 농민운동을 하다가 국회에 들어갔다. 노회찬 의원은 국가보안법 철폐운동도 함께 했고, 비정규직과 양극화해소 문제도 함께 해왔다. 그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파가 없었다. 다 함께 힘을 모야 한 것이다. 이것을 어느 쪽에서는 일부러 소홀히 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 그것은 잘못된 평가다. 다 함께 잘못한 것이지 누구 때문에 잘못했다는 것은 맞지 않다. 양심적 판단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탈당을 하거나 분당으로는 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당내 다른 의원들은 생각은?
“빠른 시일 안에 의원들이 모여서 진지한 토론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원내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4년간 함께 투쟁해 오고 일을 해왔다. 그런 의원들이 토론 하나 없이 탈당 등의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라 본다. 빠른 시일 안에 의원단에서 모임을 가져야 한다.”

- 이번 총선에서 상대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상대 후보이기에 민감하다. 상대 후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내건 공약이나 정책에 대해서는 실망하는 부분이 많다. 한나라당이 내놓은 1차 산업인 농업과 어업, 임업 등과 관련해서는 실망감이 크다. 그 중심에 사무총장이 있다. 앞으로는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부분에 대해서는 집중하고 보호육성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나라당은 아무래도 개방지상주의다. 효율성과 실용주의만 너무 극대화하는 쪽으로 가는 정책 방향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견제와 각을 세워서 중용을 지키고, 경쟁보다는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 차원으로 이번 총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사천에서 태어난 강기갑 의원은 1970년대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농민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톨릭농민회장과 사천농민회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남연맹 의장, 사천읍농업협동조합 감사,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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