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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1년전 방화 가능성 경고됐다

20대 청년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글 올려

등록|2008.02.11 08:46 수정|2008.02.11 16:13

▲ 1년 전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올려진 방화 경고 글. ⓒ 문화관광부 홈페이지

처참하게 타버린 숭례문 화재가 보안책임를 맡고있는 사설경비업체와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방화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미 1년 전에 숭례문에서 방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관광부 민원게시판인 <나도 한마디>에는 1년전인 2007년 2월 24일 "숭례문 경비 체제와 조만간 잘못하면 누가 방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글이 올라있기 때문이다.

경고성 글을 올린 사람은 경복궁을 29번이나 탐사하고 지금은 중국에서 유학 중이라고 밝힌 당시 22살의 김모씨.

김씨는 "이 글을 장관님이 직접보시리라 믿지 않는다"며 "숭례문 근처에서 노숙자들이 '확 불질러 버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숭례문 개방은 바람직했으나 너무 경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존경하는 관리자님, 탁상 위에서만 이 글에 답하지 마시고 실무자로서 이 나라를 사랑하시는 분으로서 한번 현장에 나가보시죠, 한숨만 나옵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김씨는 "조만간 잘못하면 누가 방화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님 도와주십시오"라고 방화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 올려진 질타와 비난 글들 ⓒ 화면캡처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에는 화재사건의 책임을 묻는 네티즌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김씨의 글을 찾아낸 국모씨는 "숭례문 화재를 예상하고 충고한 1년 전 어느 분의 글인데 묵살되었다"고 지적했다. 글을 올렸던 김씨는 화재가 난 뒤에 "참 한심하기 그지없다, 무능하신 나랏밥 드시는 분들 죄송한 줄 아십시오"라고 질타하는 글을 다시 올렸다.

문화재 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는 문화재청은 숭례문에서 화재가 발생한 이후인 11일 새벽 1시께 홈페이지 접속이 안 됐으나, 오전 9시께는 정상운영되고 있다.

네티즌 김영훈씨가 문화관광부에 올린 글 전문

존경하는 장관님

글쓴이 김영훈 날짜 2007/02/24

친애하는 관리자님. 이글을 장관님이 직접보시리라 믿지않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재가 가장 많은 곳이 어디인 줄 아십니까? 저는 경복궁을 29번이나 탐사한 22살 청년이고 지금은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알려드릴 것은 숭례분 근처에서 노숙자들이 대화하는것을 들었는데 "확 불질러버려" 라고 말하는것을 들었습니다. 숭례문에 경비도 없고 너무 경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숭례문 개방은 바람직했으나 너무 경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존경하는 관리자님 탁상 위에서만 이 글에 답하지 마시고 실무자로서, 이 나라를 사랑하시는 분으로서 한 번 현장에 나가보시죠. 한숨만 나옵니다.

저의 일본인 친구들은 이 나라가 볼게 없다고 하며 정말 불쌍하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그 말이 맞습니다. 체계화되지 않은 불편한 관광지 통로를 가진 서울은 더욱 체계화된 관광도보환경이 필요하고 걷는 와중에도 많은 볼거리를 필요로 합니다.

존경하는 관리자님 성의있게 봐주십시오. 저는 눈물로써 호소합니다.

이번 경복궁 광화문 복원에 큰 찬사를 보냅니다. 그런데 광화문역에서 내려 경복궁으로 향할 때 너무 볼거리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의 숭례문 경비 체제와 조만간 잘못하면 누가 방화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님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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