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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개방' 주인공 이명박 "국민 가슴 아플 것"

화재 현장 방문... 네티즌 "대책없이 왜 개방했냐" 비판

등록|2008.02.11 12:56 수정|2008.02.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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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숭례문 화재 막을 수 있지 않았냐" ⓒ 한국멀티미디어기자협회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기사보강 : 11일 오후 2시 30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1일 오전 10시께 검은 숯덩이로 변한 전소된 숭례문 현장을 찾았다. 시종 굳은 표정으로 현장을 둘러본 이 당선인은 숭례문 도면을 함께 보면서 현장 관계자들의 보고를 들었다.

이 당선인은 천장을 가리키면서 "바닥에서 천장까지 굉장히 높은데 어떻게 사람이 올라가 불을 붙였느냐"고 정정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 물었고, 정 본부장은 "초가집에 불이 붙는 식으로 붙었다"고 답했다.

이 당선인은 "밤에는 못 올라가게 돼 있는데 사다리가 있어서 누구나 올라가게 돼 있는 것 같다. 구청에서 온 사람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구청 관계자의 불참으로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 당선인은 "높이가 굉장히 높은데 사람이 올라가서 어떻게 불을 붙였느냐", "높이가 높아 보인다"며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CCTV는 찍혀있느냐"고 물었지만 경찰 관계자는 "4개가 켜져 있는데 (용의자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 본부장이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있었다"고 말하자 이 당선인은 "어떻게 사람이 올라갔고, 문이 열려 있어서 올라간 것 같은데…", "천정과 바닥 사이가 굉장히 높다. 바닥에 불이 없는데…"라고 현장을 둘러봤다.

이 당선인은 "의도적으로 (불을) 붙인 것 아니냐"고 의도적 방화 가능성을 제기하자 현장 관계자는 "높이가 3미터"라고 답했다. 이 당선인은 이에 "3미터 더 된다. 이 안에 들어와서 불을 붙었는데 나중에 조사하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어 "내가 구조를 안다. (여기에 불을 붙였는지) 알았으면 일찍 진화를 했을텐데"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당선인은 "(숭례문은) 상징적인 곳"이라며 "'서울 가면 남대문 보러가자'고 할 만큼 상징적인 곳인데 국민들의 가슴이 아플 것이다. 문화적인 곳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중건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텐데 화재로 국민들의 가슴이 아플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의 원인이 숭례문 개방으로 인한 방화로 기울면서 숭례문 개방을 주도한 이 당선인에 대해 이번 화재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당선인은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5월 27일 숭례문 주변 광장을 개방한 데 이어 이듬해 2층 누각을 제외하고 숭례문을 완전 개방했다.

이 당선인은 2002년 서울시장 취임사에서 "광화문과 숭례문이 시민과 더욱 친숙하게 될 수 있도록 보행공간으로 넓히고 횡단보도를 설치해 세계적인 우리 유산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을 통해 이 당선인을 꼬집었다. 아이디 '라일락'은 "대책없이 개방을 왜 하느냐. 화재에 대한 대책이 없지 않았느냐"며 "이런 것이 전시행정"이라고 비난했고, 'by초록이'는 "개방할 것이었으면 경호라도 제대로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등 인수위 위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숭례문 화재현장을 방문해 정정기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 부터 상황 설명을 듣고 대책 등을 지시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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