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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사 괴담' 한국타이어, 사망자 또 있다"

해고자대책위 "유기용제 중독 인정사례" 주장

등록|2008.02.12 18:07 수정|2008.02.12 18:07

▲ 지난 해 10월, 한국타이어 사망근로자 유가족들이 사인 규명을 요구하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심규상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돌연사 파문과 관련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사망자와 발병자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알려진 한국타이어 관련 사망자 수는 지난 2006년을 기준으로 지난 해까지 모두 15명이었다.

한국타이어 해고자 및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12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여러 명의 사망자와 유기용제 중독환자 등이 발생했지만 노동청의 역학조사 대상과 사망자 통계에서 모두 제외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지난 2006년에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가류과 몰드공정에서 안 모씨와 임 씨가 각각 암과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나 모씨와 구 모씨는 암 발병으로 수술을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박 모씨는 외병변 3급, 송 모씨는 버거스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추가로 드러난 사망자와 발병자 모두가 가류과 몰드공정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망자 또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노동자에 대한 유기용제 중독이 인정돼 산재처리된 사례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들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련과에서 근무했던 이 모씨의 경우 수 년 전 행정소송을 통해 유기용제 중독에 의한 산재가 인정된 바 있고, 정 모씨도 퇴직 3년 만에 백혈병이 발생해 산재 판결을 받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산업안전공단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한국타이어에 대한 역학조사 중간발표를 통해 "유기용제인 솔벤트(HV-250)는 위험요인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벤젠·톨루엔·크실렌 등 방향족 탄화수소와 발암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망자 은폐의혹은 물론 유기용제 유해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해고자 및 피해자 대책위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추가 사망자와 발병자 자체 조사를 벌여 진위여부를 확인했다"며 "유기용제를 주로 다루는 같은 공정(가류과 몰드공정) 근무자들이 무더기로 발병한 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측의 대응을 지켜본 후 조만간 자체조사를 통해 밝힌 관련자의 신원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책위 측에서 제기한 추가 사망자와 발병자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해고자 및 피해자 대책위는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발안물질취급 사업장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기구 설치 ▲역학조사 전면 재실시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전원복직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 달말로 예정돼 있던 한국타이어 역학조사 최종결과 발표를 오는 20일로 연기했다. 이와 관련 한국타이어 유가족대책위 및 대전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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