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평화 순례김포시 하성면 석탄리의 농수로를 따라 한강하구 제방으로 이동하고 있는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 최종수
있는 그대로가 자연이고 그대로의 자연이 진리라는 말이다. 있는 그대로 생명의 강을 모시기 위해 순례를 떠나는 날 아침, 2001년부터 교포 사목을 했던 캐나다가 떠올랐다.
마을과 교회의 수보다 공원과 호수가 많은 나라. 강과 산, 새와 동물이 인간과 조화를 이루는 캐나다는 한국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민을 가고 싶은 나라다.
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에 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산란기에는 낚시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낚은 고기도 수종에 따라 규제한다. 크기에 미달하는 고기를 잡았거나 마릿수가 초과했을 경우 범칙금까지 부과한다.
▲ 김포평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큰기러기들 ⓒ 최종수
캐나다의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은 운하다. 숲과 숲 사이의 강과 호수를 타고 오르는 운하는 소수 여름철 보트 휴가객의 전유물에 가깝다. 운하는 원목과 철광석 등을 수송하는 데에 주로 이용되고 첨단 산업물류의 대부분은 철도나 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정부가 철저하게 환경을 보호한다. 그런데 한국은 정부가 철저하게 환경을 파괴한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대통령 당선인들의 정치적 야욕이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다. 새만금이 그러했고 대운하가 그러할 것이다. 개발과 성장의 장밋빛 이름으로 말이다.
강에서 모래 한 삽도 채취할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는 정부, 그러나 이명박 당선인은 민족의 젖줄인 한강과 낙동강, 금강과 영산강을 완전히 개조하는 대운하를 계획하고 있다.
▲ 김포시 하성면 시내를 통과 중인 순례자들 ⓒ 최종수
대운하 예정지 100일 순례는 생명의 숭고함을 올바로 가르치지 못한 참회다. 이명박 당선인이 장로이고 인수위의 핵심인물들 또한 하나님을 믿는 신자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여러 수종의 물고기들이 한 강물 속에 살듯 5개 종단 성직자들이 강을 모시는 생명평화순례의 한 길에서 만났다.
▲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생명의 한강하구에서 야생조류협회 윤순영 이사장의 설명을 듣는 순례단 ⓒ 최종수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속에 떠 있는 일곱 빛깔의 무지개, 그 희망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어머니인 강물과 아버지인 서해가 만나는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희망의 순례를 제안한 불교계를 먼저 만났다.
▲ 지관 스님 ⓒ 최종수
다음은 소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목에 걸고 순례의 길을 나선 순례단장의 당당한 희망을 들어보자.
▲ 이필완 목사 ⓒ 최종수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다문화 세상을 꿈꾸는 성공회 신부의 고백도 들어보자.
▲ 최상석 신부 ⓒ 최종수
다음은 농촌에 들어가 생명을 가꾸고 있는 젊은 사제의 메시지이다.
▲ 김규봉 신부 ⓒ 최종수
자손만대까지 환경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계획이기에 더욱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순례를 떠나는 자리에 운하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는 4살 아이가 털모자를 쓰고 유모차에 앉아 있다. 입술이 파랗다. 함아자 할머니(65·김포 용화사)의 간절한 염원이 가혹한 것일까.
"강은 생명과 혼, 역사와 문화가 흘러가는 곳이다. 남대문이 불탔다. 600년의 역사와 문화가 이명박 당선자의 남대문 개방으로 불탄 것 아니냐. 남대문은 다시 복원할 수 있지만 대운하로 파괴된 자연은 복원할 수가 없다. 우리 손녀에게 있는 그대로의 강과 산을 물려주고 싶다."
덧붙이는 글
'참소리'와 '지금 여기' 까페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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