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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가가 얼마인고 하니...'

KBS 'TV 쇼 진품명품' 화순편 녹화현장...3월 2일 9일, 두차례 방영

등록|2008.02.14 13:50 수정|2008.02.14 13:50

▲ KBS TV쇼 진품명품 출장감정 제작진이 13일 화순을 찾았다. ⓒ 박미경


13일 화순에서 촬영된 KBS 'TV 쇼 진품명품 출장감정 화순편’에 10여점의 의뢰품이 촬영돼 2회에 걸쳐 방영된다.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여 동안 화순군청 회의실에서 진행된 촬영에는 고광석 담당PD와 감정 의뢰인, 주민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촬영전날인 12일까지 화순군에는 도자기와 고서 등 127점의 골동품들이 접수됐으며 당일 촬영장으로 의뢰품을 가지고 나온 이들도 상당수 됐다.

▲ 촬영에 앞서 사전심사를 통해 의뢰품을 선정했다. ⓒ 박미경



촬영에 쓸 물품을 찾기 위해 감정위원들이 의뢰품들을 대상으로 사전심사에 들어가자 촬영장에 모인 이들사이에는 짐짓 긴장감이 감돌았다. 감정위원들의 손길이 자신이 혹은 지인이 가지고 나온 물품에 닿을때면 가지고 온 물품의 가치가 커서 선정되기를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감정위원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 물품의 주인들 입에서는 작은 탄식의 소리도 터져나왔다.

이날 촬영은 감정가격이 높은 순으로보다는 이야기가 담긴 골동품을 찾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의외로 좋은 물건들이 많이 나와 당초 3월 2일 하루만 방영할 예정이었지만 분량을 늘려 9일 하루 더 방영키로 했다.

▲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는 크지 않지만 항일운동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고서도 나왔다. ⓒ 박미경



특히 화순편이 3.1절 다음날인 2일 첫 방영되는 만큼 10년전에 작성된 필사본이라 골동품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항일운동을 하는 애국지사 등을 검거하기 위해 만들었던 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고서에는 항일단체에 군자금 등의 지원을 한 이들의 명단과 주소가 기록돼 항일운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으로 감정됐다.

화순편 출장감정에는 제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빛이 바래고 곰팡이가 핀 고서와 소장자들의 손때가 묻은 도자기와 그릇, 조각품은 물론 비녀와 찻상, 연적 등 많은 물품들이 출품됐다. 감정위원들의 사전심사를 거쳐 도자기 등 10점의 의뢰품이 촬영됐으며 나머지 물품들은 촬영을 마친 후 감정위원들이 개별감정을 통해 감정가를 산출해 줬다.

▲ 예상감정가를 3~4천만원 쓰려다가 1천만원을 썼는데 감정가는 100만원이 나온 고서도 있었다. ⓒ 박미경



의뢰인들은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감정가가 나와 기뻐하는가 하면 의외로 낮은 감정가에 서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집안에 전해오던 사발을 가지고 나왔다는 주부 홍모씨는 5만원의 예상가를 적었다가 그 사발이 500년 이상 된 조선시대 분청사기로 250만원 정도의 감정가가 나온다는 말을 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시어머니로 부터 전해받은 사발이 500년 이상된 조선시대 분청사기로 밝혀지기도. ⓒ 박미경



의뢰인 김모씨는 평소 술잔으로 쓰던 잔이 550년이상 된 고려시대 청자로 제사때 사용하던 잔이었고 잔받침이 있었다면 1천만원을 호가할 수도 있었지만 잔받침이 없어 200만원의 감정가가 나왔다는 말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12년 전에 300만원에 구입한 도자기의 감정가가 350만원이라는 말에 겨우 본전을 했다며 서운해 하는 의뢰인, 화가인 사위 곁에서 하루종일 먹을 갈아주고 얻었다는 대나무가 그려진 남농 허건 선생의 수묵화(감정가 70만원)를 가지고 나온 의뢰인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의뢰인이 사위에게 얻은 남농 허건 선생의 수묵화도 감정의뢰됐다. ⓒ 박미경



절집에서 법회시 사용하던 종(鐘, 감정가 50만원)과 1인용 손화로(감정가 35만원), 증조할아버지가 받았다는 조선시대말기 영의정을 지낸 외당 최익현 선생의 친필서신(감정가 100만원)도 출장감정을 받았다.

특히 종을 감정하기에 앞서 의뢰인과 주민 등은 종의 용도를 놓고 상여가 나갈 때 쓰던 것이라는 둥, 사랑방에 손님이 오면 안채의 일꾼을 부르기 위해 쓰던 것이라는 둥, 무속인이 굿 등을 할 때 쓰던 것이라는 둥, 악기라는 둥, 목동이 염소나 양을 부르기 위해 쓰던 것이라는 둥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며 촬영의 긴장감을 풀고 한바탕 웃어보는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다.

''TV 쇼 진품명품'출장감정 화순편은 KBS 1 채널을 통해 다음달 2일(일)과 9일(일) 오전 11시에 2회에 걸쳐 방영된다.

▲ 상여나갈때 쓰는 거라는 등 사랑채에서 일꾼을 부를때 쓰는 거라는 등 말도 많았던 절집의 종. ⓒ 박미경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남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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