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숭례문 화재 현장은 '인산인해'
[동영상] 김덕수 사물놀이, 숭례문 화재현장에서 진혼굿 열어
▲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진혼굿을 열고 있다. ⓒ 박하용
숭례문은 서울시청에서 바라보면 아름답게 보였는데 오늘은 숭례문은 보이지 않고 가림막 만 보여 그 참담함을 잘 알 수 있다. 휴일을 맞이하여 화재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현장에 도착을 하니 한창 진혼굿이 열리고 있다. 진혼굿에는 사물놀이 탄생의 주역인 김덕수, 이광수, 최종실, 남기문 등 원년 멤버 4인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이날 "가슴 아픈 숭례문 화재를 교훈 삼아 유·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관리가 잘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숭례문 앞에서 진혼제를 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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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덕수 사물놀이 숭례문 화재 참사 진혼굿 ⓒ 박하용
이날 공연은 관객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면서 판을 여는 '비나리' 공연을 시작으로 '살풀이', '액풀이', '축원 덕담'으로 이어졌다.
사물놀이 공연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다. 김덕수 사물놀이 진혼굿을 취재하고자 많은 취재진이 몰려 취재경쟁도 심했다.
▲ 김덕수씨가 숭례문 진혼굿을 하면서 애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박하용
우리 전통을 지켜나가는 사람으로 숭례문 참사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떨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아플 것으로 생각한다.
숭례문 참배에 많은 시민 참여
진혼굿이 끝이 났어도 참배단 주변에는 사람들이 떠날 줄을 모르고 있다. 아이와 어른 등 많은 사람이 꽃을 헌화했다.
한 시민이 저승사자가 온 듯한 검정 한복을 입고 대금으로 애국가를 부르는 것을 보니 너무 처량하다.
▲ 시민들이 참배단에 헌화하고 있다. ⓒ 박하용
가림막에 적혀 있는 국민 호소 내용이 애절
잔디밭에는 서울 숭례문 국보 제1호 안내문이 있다. 그 옆에 세워져 있는 호소문에는 '이곳에 잘못한 모든 공직자는 사법처리하라. 복구비도 물려라. 세금이나 성금은 안 돼'라고 써있다. 이 글귀를 바라보니 마음이 더 아프다.
▲ 숭례문 국보 안내판 옆에 담당 공직자 처벌을 요구하는 팻말이 서 있다. ⓒ 박하용
그밖에 가림막에는 많은 글귀가 있다. 몇 가지만 소개하여 본다.
'벽에 쓴 글에서 많은 시민이 모이는 모습을 보니 우리의 혼은 살아있다. 불탄 모습 조치하여 민족정기 되살리자.'
'1988년 올림픽을 했다는 발전했다는 나라가 민족의 큰 어르신 남대문을 지켜내지 못하고 잿더미로 만들었다니 아 기막히고 한심한 일이다! 당국자는 국민 앞에 사죄하라.'
'숭례문은 타 버렸어도 우리 마음은 변함없다.'
'역사는 코미디가 아니고 문화재는 놀이터가 아닙니다.'
'슬픔은 가슴에 묻으면서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당신이 남겨준 교훈은 우리 모두 반성하고 다시 깨어나야 합니다.'
호소문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너무 아프다. 호소문의 한 문맥 한 문맥을 읽어 내려가니 가슴이 메워진다. 이곳에 온 많은 시민은 슬프고 애통한 표정으로 숭례문 화재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가림막은 왜 쳤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일부 구간에 투명으로 가림막을 교체하여 놓아 다행이다. 2차 재난사고가 일어날까봐 가림막을 쳐놓았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바라보면 2차 재난은 일어날 것 같지도 않다.
숭례문에 대한 시민의 아픈 마음을 빨리 없애지는 못할 것이다. 숭례문을 복구하더라도 '빨리 빨리'보다는 정확하게 고증을 하여 복구하여야 한다. 복구한 다음에 문화재가 잘못 복구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여 복구하였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 본다.
▲ 가림막에 붙어 있는 호소문 ⓒ 박하용
▲ 시민들이 투명 가림막 사이로 숭례문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 박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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