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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닌 심대평 대표가 배신했다"

[총선주자 릴레이인터뷰- 서구 을 ②] 한나라당 남충희

등록|2008.02.25 18:17 수정|2008.02.25 18:17

▲ 한나라당 남충희 예비후보 ⓒ 김기석

국민중심당을 탈당, 한나라당에 복당한 뒤 심대평 대표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남충희 예비후보의 선진당 심대평 대표에 대한 비판이 제법 매섭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자신을 대전시장 후보로 만들어 준 심대평 대표를 배신한 거 아니냐는 '까칠한' 질문에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는 듯 "그건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자세한 심경을 밝혔다.

남 예비후보는 "심 대표가 서운하고 한다는 데 제가 오죽했으면 여기, 서구을에 나왔겠냐"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탈당을 말하는 듯) 됐다"고 밝혔다.

그는 "나에게 심 대표가 시장 공천을 줬다는 건 진짜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며 자세한 내막을 들려줬다.

남충희 예비후보가 들려준 이야기에 의하면 자신에게 대전시장으로 출마하라고 종용한 사람은 심 대표가 맞고 힘을 실어준 것도 사실이지만, 정작 출마 선언을 하려니까 권선택 의원을 시장 후보로 영입하냐고 선언한 게 심대평 대표라는 것이다. 즉, 결정적인 순간에 심대평 대표가 자신을 배신했으며, 그 배신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당시 열린우리당 소속인 권선택 의원을 영입한다고 발표하자 남충희 예비후보 자신이나 임영호 전 동구청장이나 심정이 어떻겠었냐며 마치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추억을 되살렸다.

결국 임영호 전 동구청장은 권선택 의원 영입 움직임에 당을 떠났으나 남충희 예비후보는 '왜 사퇴하지 않느냐'는 비아냥까지 들어가면서도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끝까지 싸우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국민중심당의 창당 철학과 당헌을 밤새워서 쓴 사람이 나"라며 "그만큼 나도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꿈이 있었고 당시 어린 아들에게도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꿈꾼 국민중심당은 "하향식 공천이 없고 당원들이 모든 권한을 갖는 정당"이었다고 한다. 마치 이미 해산하고 없어진 열린우리당의 창당 정신을 듣는 듯했다.

그만큼 새로운 정치에 목마름이 있었던 남충희 예비후보는 "정치 발전의 요점은 정당선진화이고 정당선진화의 핵심은 보스체제를 없애고 권한을 당원들이 갖는 것"이라며 "그 꿈을 내가 왜 버리냐, 나는 내 철학 때문에 권선택 의원에게 '들어와서 경선하자'고 주장할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당내 역학구도상 경선을 하면 패배가 뻔히 보였지만 그걸 알면서도 자기 철학을 버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내가 사퇴하고 권선택 의원을 찍으라고 하는 건 내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밤새운 것에 대한 자기부정"이라며 "나 자신을 부정 할 수 없어서 끝까지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정치상황이 급변해 권선택 의원의 중심당 입당은 '없던 일'로 됐으며 혼자 남은 남충희 예비후보가 중심당의 대전시당 후보로 선출된다.

대전시장 후보로 확정되기까지 밝힌 남충희 예비후보의 주장을 관통하는 핵심은 대전시장 후보는 자신이 쟁취한 것이지 누가 준 것이 아니며 심대평 대표가 자신을 배신했다는 것.

남충희, "심대평 대표 도와주기 위해 출마했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정적인 지난해 12월 9일 한나라당에 복당한다. 남 예비후보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했던 부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남 예비후보의 총선 출마를 종용했다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안상영 부산시장의 부탁으로 재판 지휘를 맡으면서 총선 출마의 꿈을 접었다.

그 뒤 국민중심당이 창당되면서 합류했고, 이번에 다시 복당을 해 한나라당 이재선 대전시당위원장 등 기존 당원들로부터 '자격 논란'을 지적받은 바 있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자신의 국민중심당 탈당에 대해서도 자신이 당을 떠난 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심대평 대표가 이회창 후보의 손을 들어주며 당은 헌납해 부득이하게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심대평 대표가 이회창 후보에게 당을 헌납해 새로운 정당을 하겠다는 중심당을 없앴다"며 "그때 정진석 의원, 유광운 대전시당 대표와 함께 뛰쳐나왔다"고 주장했다.

남 예비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내 철학은 내 가슴속에 보관했다"며 "심대평 대표가 창당 철학과 동지를 버리고 떠난 것"이라며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보수 세력을 분열시키는데 동참할 수 없었다는 생각이 확고했다"며 "그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 예비후보는 자신이 심대평 대표를 도와주기 위해서 출마를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시대정신에 대한 심판과 정치발전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모두의 기억 속에 심대평 대표가 은퇴한 지역의 원로로서, 전 충남지사로서 남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이재선 한나라당 시당위원장이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고 다음 대전시장 선거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잘라 말하고 "입당 뒤 차나 한 잔 하자고 해서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남 예비후보는 공천 획득과 총선 승리에 자신 있냐는 질문에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각오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충청도 정서에 맞춰 점잖게 싸우자하면 난 후보로서 어울리지 않지만 한나라당이 충청권에서도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당 바람에 맞서 치열하게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하면 내가 후보가 돼야 한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요즘 논쟁이 되고 있는 '대전인사 비례대표 추천'에 대해서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믿고 건의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충희 예비후보는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취지가 전문성 보강과 소외된 여성 또는 장애인을 정치로 끌어들이기 위해서 만든 제도"라며 "대전지역만 배려하라고 하는 것보다 대전지역의 전문가 또는 장애인 대표 등을 비례대표로 추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예비후보는 대표적인 공약으로 '정치발전'과 '대전경제 발전'을 들었다.

그는 "서구을 주민은 의식수준이 높다"며 "의식수준이 높은 서구을 주민들이 원하는 건 정치발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역당을 막는 것도 서구을 주민들의 욕구에 맞다"고 지역 주민을 추켜세웠다.

또한 그는 "서구을 주민은 서구을만의 발전보다는 대전 전체의 경제발전을 요구할 정도로 의식이 높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공천이 확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충희 예비후보가 당을 지켜온 이재선 시당위원장과 MB계로 알려진 나경수 변호사와의 공천 경쟁에서 살아남을지, 또 살아남은 뒤 자신이 모셨던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대전 서구을이 다가오는 4·9총선에서 대전지역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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