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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공룡시대'로 여행가자!

[쩡우의 영어그림책 9] < Time flies > 외 2권

등록|2008.02.28 10:52 수정|2008.02.28 10:52

▲ < Time Flies > 표지 ⓒ Crown Publishers

큰 아이 쩡우가 공룡의 세계에 빠지기 시작한 것은 두 살 반 즈음이었다. 40개월인 지금은 서로 다른 공룡의 모습을 기가 막히게 구별하고, 글자도 읽지 못하면서 그 복잡한 이름을 척척 읊어댄다.

18개월의 쩡환이도 공룡책을 읽어달라며 "와아~!"하고 공룡소리를 낸다. 어린 시절, 남동생이 <공룡백과사전>을 줄줄이 외어대던 모습을 이상하게 여겼었다. 남편도 어릴 때 엄청난 공룡박사였다고 한다. 대체 이 흉측하고 이상하게 생긴 공룡들이 왜 좋은 것일까? 

바로 그것, 흉측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남자아이들은 크고, 힘세고, 사나운 것을 좋아한다. 공룡의 엄청난 크기, 날카로운 이빨, 뾰족한 발톱, 무섭게 생긴 얼굴, 그 모든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공룡은 알면 알수록 신기하고 재미있다.

1995년 칼데콧 명예상을 받은 <Time flies>(시간이 날아간다)의 표지는 공룡 얼굴이 3/4를 차지하는데, 공룡 입도 보이지 않는다. 정말 얼마나 큰 것인가! 다급하게 날갯짓하는 새처럼 우리도 깜짝 놀란다. 이 책에는 글이 전혀 없다. 첫 장과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면을 하나의 면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공룡과 새의 크기대조를 통해 그 공룡들의 거대함을 실감하게 만든다.

먹구름이 잔뜩 낀 오후, 작은 새는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육식 공룡 뼈의 뾰족한 이빨 위에 태연히 앉아있던 새는 천둥번개에 놀라 푸드덕 날아오르며 박물관 내를 선회한다. 문득 돌아보니 공룡 뼈에 살과 피부가 입혀지며 공룡이 살아난다. 세피아 색조의 박물관은 공룡들이 살던 시대로 변한다. 갑자기 햇빛아래 선 것처럼 밝고 환한 색채에 눈이 부신다.
여러 커다란 공룡들의 출현에 계속해서 깜짝 놀라던 새는 어느 육식 공룡에게 텁! 잡아 먹힌다. 하지만 새는 뼈대만 남아 있는 소화기관 부분을 통해 박물관의 허공으로 날아오른다. 관찰력이 좋은 아이라면, 공룡 뼈에 살이 입혀지고, 없어지는 순간마다 천둥번개가 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 Time flies > 중에서 ⓒ Crown Publishers


'공룡'을 통해, 아이의 나쁜습관을 바꿔볼까?

<How do Dinosaurs eat their food?>(공룡들은 어떻게 음식을 먹나요?)는 아이들에게 바른 식사예절을 알려주는 책이다. 밥 먹을 때 장난치는 여러 공룡들의 모습이 나오면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이 'No~'라고 말하도록 유도한다. 중반 이후에는 바르게 식사하는 공룡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식사예절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How do Dinosaurs(공룡들은 어떻게)'시리즈는 <How do Dinosaurs say Good Night?>(공룡들은 어떻게 잠자리에 드나요?) 출판 이후에 아플 때 병원에 가기,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기, 내 방 치우기 등의 주제로 계속 선을 보이고 있다.

▲ < How do Dinosaurs eat their food? > 표지 ⓒ The Blue Sky Press

여기에 등장하는 여러 공룡들의 생김새는 무척 구체적이다. 뿔, 발톱, 꼬리, 피부의 무늬가 상세히 표현돼 있다. 특히 화려한 색깔과 무늬는 감탄을 자아낸다. 그리고 공룡들의 크기는, 정말 크다! 엄마 아빠보다 크고, 침대에 누우려면 온 몸을 구부리고도 이불 밖으로 꼬리가 빠져 나온다.

커다란 공룡이 턱받이를 하고, 장난감 숟가락보다 훨씬 작아 보이는 것으로(사실은 보통 크기의 숟가락일 뿐인데!) 공룡눈알만큼도 안 되는 팬케익을 담아 먹는 모습은 정말 우습다. 각 장면에 나온 공룡의 이름은 그림 속 어딘가에 조그맣게 적혀있다. 그 이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게다가 공룡과 아이들은 일치되어 나타난다. 공룡들은 브로콜리를 먹기 싫어하고,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며 안 먹는다고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아이들은 공룡이 말썽피우는 모습을 보면, 깔깔대고 웃으면서 '이러면 안돼!'한다. 책 중반 이후에 나오는 예의 바르게 식사하는 공룡들을 보면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아이의 식사 예절이 당장 고쳐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여느 '바른 습관 들이기' 책들처럼, 내용은 '매우' 교육적이라 조금 지루하기도 하다. 하지만,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이 책의 그림은 정말 너무 재미있다.

"공룡이 밥 먹는데 있는, 그거 읽어줘요"

▲ < Trouble at the Dinosaur cafe > 표지 ⓒ Walker&Company

공룡을 소재로 하는 그림책은 논픽션의 성향이 강하다. <Time flies>(시간이 날아간다)처럼 공룡의 시대로 가게 되거나, 공룡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는 상황을 통해서 공룡의 이름이나, 습성 등을 소개해준다.

그것과 달리<Trouble at the Dinosaur Café>(공룡식당에 문제가 생겼어요)는 공룡들을 주인공으로 한 평범한 그림이야기책이다. 공룡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쩡우는-청소년 논픽션 서가에 있는 공룡책도 대부분 빌려 보았지만, 이 그림책은 특별히 더 좋아한다- "공룡이 밥 먹는데 있는, 그거 읽어줘요"라고 한다.

공룡 식당은 오늘도 즐겁다. 스테기(스테고사우르스)는 늪지대쥬스를 마시고 있고, 이기(이구아나돈)은 주문을 하려고 한다. 패티(아파토사우르스)는 나무뿌리를 먹으며 야채파이를 더 주문했다. 바로 그때! 험상궂은 눈빛의 티라노사우르스가 쿵쿵대며 들어왔다!

티라노사우르스는 고기가 먹고 싶다면서 메뉴판을 찢어먹어버리고 스테기, 이기, 패티를 먹어버리겠다고 으르렁댄다. 이기가 벌벌 떨면서 몰래 테리(트리케라톱스)에게 전화해 도움을 청하자, 테리는 당장 식당으로 달려온다. 테리는 작지만 용감하게 티라노사우르스를 때려눕히고, 다른 공룡들도 힘을 합친다. 티라노사우르스는 다시는 난폭하게 굴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줄행랑을 놓는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 티라노사우르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룡은 단연, 티라노사우르스다. 크고 힘이 센 육식공룡의 사나움을 좋아하는 것이다. 자신도 그렇게 힘이 세다면 좋겠다고 상상하며 힘껏 소리지르고 눈을 부라리면서 티라노사우르스를 흉내낸다. 그렇지만, 그 무서운 공룡을 진짜로 보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또 공룡처럼 힘센 누군가를 맞닥뜨리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초식 공룡들이 힘을 합쳐 불량배 티라노사우르스를 쫓아내는 이야기에 환호한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너무 사나워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공룡사랑은 억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저 자연스럽게, 다른 것에 관심 가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고 한다. 우리집에서는 당분간 공룡시대가 계속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Time flies" / by Eric Rohmann / Crown Publishers / 1994.
"How do Dinosaurs eat their Food?" / by Jane Yollen, illustrated by Mark Teague / The Blue Sky Press / 2005
"Trouble at the Dinosaur cafe" / by Brian Moses, illustrations by Garry Parsons / Walker & Company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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