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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한강다리를 기록하다

[리뷰] 이득영 사진전 ‘한강 프로젝트2-25개의 한강다리’

등록|2008.02.28 08:21 수정|2008.02.28 23:01
1839년 사진이 발명된 이후 오랫동안 예술로서의 사진보다는 기록으로서의 사진이 사회적으로 좀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사진은 예술적인 가치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누적된 기록사진이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사진도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사진으로 특정한 사물이나 현상을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주관적인 사진 뿐만 아니라 지극히 객관적인 사진도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 한강 프로젝트2-25개의 한강다리 ⓒ 이득영


이득영은 첫 개인전에서 한강변에 있는 간이매점 69개를 찍어서 객관적이면서도 중립적인 태도로 찍어서 전시하였는데, 이번에 개최한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한강다리 25개를 헬기콥터를 타고 지극히 객관적인 관점에서 기계적으로 찍어서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구글어스의 도움을 받아서 지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강다리를 정확하게 찍었다. 그 결과 보는 이들은 너무나도 객관적인 최종 결과물을 보게 되었다.

▲ 한강 프로젝트2-25개의 한강다리 ⓒ 이득영



전시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 작가는 헬기를 빌렸다. 그리고 촬영을 허락 받기위해서 관공서와 군부대를 설득하였다. 어쩌면 작업과정보다 그것이 더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을지 모른다. 그리고 지극히 객관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 수직선상에서 다리를 찍었는데 한정된 시간에 그러한 앵글로 다리를 찍는 것은 무척 힘든 노동이다.

▲ 한강 프로젝트2-25개의 한강다리 ⓒ 이득영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은 모두 대형사이즈이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의 느낌이 너무나도 정밀하고 정교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그것에서 드러나는 또 다른 아우라에 압도당한다. 실재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하이앵글로 촬영하여 새로운 조형적인 언어가 느껴지기도 한다. 기록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의미와 사진 매체의 특성이 극대화된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2-22~2008-03-13 장소 : 갤러리 쿤스트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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