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내정, 방송 장악하려는 의도"
28일 오전,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 내정 철회 긴급 기자회견 열려
▲ 28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 임순혜
현직 언론인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만드는 ‘방송통신위원회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방송통신위법)이 지난 26일 재석의원 209인 중 찬성 173인, 반대 28인, 기권 8인으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통위원장에 이명박 대통령 정치특보를 지낸 최시중씨 내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언론인들과 시민단체들은 28일 오전 10시 청와대 앞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호 언론연대 공동대표는 "방송 통신위원회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난 10년간 논의 끝에 합의 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직속 기구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거기에 더해 방송통신위원장을 대통령 최측근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성제 MBC 노조위원장은 "26일 방송통신위법이 통과되자 언론노동조합은 국회 앞에서 언론자유가 말살되고 방송의 자유는 죽었다고 선언하고, 방통법 폐기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약속하였다"며 "방송과 통신을 대통령 뜻대로 하고, 여론을 독점하려고 최측근인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으로 내정하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승동 한국방송인총연합회장은 "최시중은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방송과 통신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며 "여론조사기관의 수장으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 공을 세운 가장 정치적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방통법을 개정해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할 것이고 조·중·동 중심의 여론 독과점 상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 철회하라!-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장악 음모 좌시하지 않겠다'란 제하의 기자회견문에서,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장악 음모가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며 "최 내정자는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에는 한나라당 선대위 상임고문으로서 이명박 후보의 정치자문을 맡았다, 한 마디로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미디어정책을 그대로 실현시킬 수 있는 심복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통신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어지고 위원장 선임도 대통령이 하게 되면서 방송의 독립성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을 위원장으로 내정한 이번 인사는 이명박 정권이 미디어의 정치적 독립을 수호하려는 의지가 조금도 없음을 확인시켜 준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의 정치적 독립도, 전문성도 담보되지 않는 이명박 대통령의 코드인사인 최시중씨의 방송통신위원장 선임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최시중씨의 방통위원장 선임을 당장 철회하고 방송의 독립과 전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정책을 수행하지 않으면 노조는 파업을 결의하고, 시민사회단체는 낙선운동을 비롯한 정권퇴진운동에 즉각 돌입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 최시중 방통위원 내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김영호 언론연대 공동대표 ⓒ 임순혜
한편, 야당이 추천하는 2명의 방통위원에는 전 광주MBC사장과 현 방송위원회 위원이 거론되고 있다하나, 언론 관련시민단체들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통령직속 기구화 하는 것에 동의 한 방송위원회 위원을 방통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방통위원 선임 관련하여, 인터넷기자협회는 28일 ‘방송통신위원회 독립 훼손하는 부적격 인사 선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최측근 인사인 최시중씨를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려는 시도는 방송통신을 국민의 것이 아닌 정권의 한낱 부속물로 만들겠다는 의중의 반영이 아닐 수 없다”며 “최시중씨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그 어떠한 부적격 인사들의 위원 선임에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인터넷기자협회는 성명서에서 "언론민주화-방송독립 운동의 산물로 만들어진 방송위원회는 지난해 일방적 졸속적으로 추진된 한미FTA 방송미디어 시장 개방과 방송 공영성의 훼손을 가져온 위원 논란 등에서 응분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특히 방송위원회는 대통령직속 방통위로 편입되는 과정에서도 무력한 모습을 보여준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행보로 물의를 빚은 정치적 코드 위원이나 방송의 독립성을 훼손시킨 부적합한 인사들이 새로 구성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되는 불행한 사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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