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동이 겨레아빠, 부활하는 공안정국에 갇히다
27일 범청학련 윤기진 의장 경찰에 연행
▲ 공안당국 규탄! 국가보안법 철폐! 공안탄압분쇄! 긴급기자회견 (28일 11시)경찰청 앞 기자회견 ⓒ 윤철신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이하 범청학련 남측본부) 윤기진 의장이 국가보안법 혐의로 긴급 연행되었다.
27일 오후 5시 15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모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중 1층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20여명의 보안수사대들에 의해 체포되어 지금은 장안동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99년 7기 한총련의장 당선으로 시작된 수배생활 10년만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일을 기점으로 공안사건이 줄이어 발생하고 있다.
공안당국은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고 며칠 지나지 않은 1월 2일 새벽 15기 한총련 류선민 의장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하였다. 이후 1월 10일 검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진작가 이시우씨에게 징역 10년 자격정지 10년의 중형을 구형(다행히 1월 31일 선고에서 무죄 판결 받음)했다.
또 ▲1월 25일 농민시인 정설교씨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범민련 후원회 가입)로 유죄 판결 ▲1월 29일 전북 임실 관촌중학교 김형근 교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학생들에게 반전 버튼달기 운동과 북녘 학생들에게 편지쓰기를 시켰다는 이유)로 구속 ▲2월 4일 민주노동당 전주시의회 오현숙, 서윤근 의원 집시법 위반 혐의(국가보안법 폐지 기자회견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체포 ▲2월10일 실천연대, 범청학련, 배움의 길 등 3개 단체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게시물을 홈페이지에 게시)로 정통부가 경찰에 고발 ▲2월 19일 실천연대 송현아 선전위원장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된 뒤 구속 ▲ 2월 24일 전교조 경남지부 전 통일위원장 최보경 교사 가택과 근무지학교 압수수색 ▲ 2월 27일 범청학련 남측본부 윤기진 의장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연행.
이렇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공안 사건 발생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어 시민단체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남북공동실천연대는 27일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가 출범한 마당에 독재정권 시절에나 자행되던 공안탄압을 또다시 시작하는 건 민주주의의 후퇴"라며 "하루속히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6·15청학연대와 진보연대를 비롯한 단체들은 28일 11시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시 탑골공원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를 하며 이후'구속자들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계속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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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기진씨 연행 관련 진보단체 경찰청 앞 긴급기자회견28일 오전 11시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진보단체 회원들이 윤기진씨 연행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윤철신
윤기진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은 누구? |
수배생활 10년. 윤씨는 여느 수배자처럼 도망다니고 숨어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당성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는 적극적인 생활로 수배 10년을 보냈다. 한총련 의장 임기가 끝나고 남북해외의 청년, 학생들의 공동단체인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청년들과 학생들이 안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통일운동을 하는데 이바지해왔으며 2000년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6·15공동선언실천 청년학생연대를 결성하고 대표직을 맡으면서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등 24개 청년학생단체들과 6·15공동선언실천에 앞장서왔다. 통일을 위해 힘쓰는 것은 이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것이며 통일의 대상인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하는 악법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25세에서 34세로 이어지는 10년간의 수배생활 중 윤씨는 가정을 꾸려 민, 겨레 두 딸 아이의 아빠가 되기도 했다. 아내인 황선씨는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으로 활동했었고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키고 통일을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출마할 계획이다. 2004년 2월 15일. 윤기진씨는 당시 범청학련 남측본부 대변인이었던 황선씨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을 했다. 인륜지대사인 결혼마저도 국가보안법 상 수배자인 윤씨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찰당국은 결혼식 안정보장을 위한 각계각층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결혼식장인 덕성여대 주변에 경찰 3개중대를 배치시켜 윤씨 검거를 시도했던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국가보안법도, 수배도 사랑의 결실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자신감으로 결혼식을 무사히 치러냈다. 2005년 10월 10일. 윤씨 가정에는 물론 온 민족에게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났다. 북한의 대집단예술체조 ‘아리랑’을 관람하기 위해 시부모를 모시고 북한에 갔던 아내 황선씨가 평양산원에서 둘째 딸 ‘겨레’를 출산한 것이다. 둘째 딸은 태어나자마자 통일의 상징인 통일동이가 되어 온 겨레의 축복을 받게 되었다. 첫째 딸의 출산 때도 아내 옆을 지키지 못하고 전화통화로 아내를 격려해야만 했던 윤씨는 둘째 딸의 출산소식마저 인터넷으로 확인해야만 했다. 아내 황선씨는 출산 후 판문점을 통해 아이를 안고 내려오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딸은 평양에서 태어나고 아빠는 국가보안법 수배자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직 이 땅의 현실이다. 어서 빨리 아빠가 집으로 와서 둘째아이의 첫돌에는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평양관광길에 올랐으면 하는 것이 희망이자 바람이다.” 하지만 둘째 겨레가 4살이 되도록 부인 황선씨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윤씨는 국가보안법 혐의로 연행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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