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기름유출 지역에 1천억원 출연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직접 밝혀... "삼성 특검과 상관 없다"
삼성중공업이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에 도의적 책임을 인정한다며 피해지역 발전기금으로 1천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29일 오전 서초동 삼성중공업 본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다시 한 번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와 별도로 서해안 기름 유출 피해지역을 위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피해지역 지원 대책으로 ▲지역 발전 기금 1천억원 출연 ▲서해연안 생태계 복원활동 적극 지원 ▲어촌마을 자매결연, 지역 소외계층 후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이중 1천억원 출연이 눈길을 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기금 출연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배상과는 무관하다"는 걸 강조하고 있다. 즉, 1천억원 기금 출연은 배상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사장은 "삼성중공업이 법적인 피해배상 절차와는 별도로 지원대책을 마련한 것은, 피해조사 및 공인기관의 감정 등을 거쳐 피해배상이 완료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 주민들이 받게 될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사장은 "1천억원 기금은 정확한 피해 조사를 통해 산출한 금액이 아니라, 회사의 규모와 우리 회사의 책임을 고려해서 책정한 것"이라며 "출연 자금은 회사 유보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피해지역 지원 대책 발표가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하루빨리 지원했어야 했지만, 민감한 문제라서 (적절한) 방법을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또 "삼성 비자금 관련 특별검사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시기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사장은 "특검하고 전혀 상관이 없고, 삼성중공업이 독자적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다른 지원 대책과 관련 김 사장은 "삼성그룹 사회봉사단과 연계해서 서해지역 100여 개 마을과 자매결연 체결하고, 하계 휴양소 운영과 각종 휴양시절 활용을 통해 많은 임직원들이 서해안 지역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지난 2006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 때 8천억원 사회 환원을 선언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삼성 쪽이 '거금'을 출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