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두려워 마" 울산 옥현초 이색 입학식

6학년이 신입생 손잡고, 안아주고 업어주고...

등록|2008.02.29 17:02 수정|2008.02.29 17:02

▲ 지난해 울산 옥현초 입학식에서 6학년과 1학년 신입생이 손을 맞잡고 식을 하고 있다 ⓒ 옥현초


"처음 학교라는 울타리에 들어오는 데 얼마나 서먹하고 어색하겠습니까. 두렵기도 할 것이고…풀어 줘야죠."

울산 옥현초 김영호 교장은 "신입생을 6학년이 안아주고 업어주는 이색 입학식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입학시즌을 맞아 전국 초중고교가 3월 3일 일제히 입학식을 갖는다. 울산 남구 삼호동에 있는 옥현초등학교도 이날 입학식을 하면서 뭔가 색다른 것을 준비했다.

학교 최고참인 6학년 학생들이 신입생의 손을 한 명 한 명 맞잡고 식장에 입장하는 것부터 그렇다. 으레적 식순인 국민의례와 학교장 훈화, 담임발표가 끝나면 색다른 것이 시작된다. 6학년들은 자신의 짝인 1학년 신입생에게 사랑의 목걸이를 걸어준 뒤 안아주고 업어주고 스킨쉽을 한다.

'사랑의 입학식'이라는 이색 입학식을 생각해 낸 이 학교 김영호 교장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다녔지만 학교는 또 다르니까…" 라고 설명했다.

6학년 선배가 처음 부모 곁을 떠난 동생들이 두려움을 벗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앞으로 학교생활에서 있을지도 모를 '왕따'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뜻도 있다고.

김 교장은 "선후배 학생들이 서로 교감을 하면서 인간대 인간으로서 맺어진다는 의미도 있다"며 "1학년생들의 두려움이 많이 해소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입학식날 이학교 박철효 학교운영위원장은 신입생들에게 줄넘기줄을 선물한다고. 그는 "요즘 초등학생의 비만이 문제인데,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한 어린이가 되라는 상징적 의미로 줄넘기줄을 준비했다"고 했다.

옥현초의 이같은 이색 입학식은 김 교장이 부임한 후 지난 2006년 때부터 시작됐으니 올해로 3번째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김 교장은 "6학년들은 앞으로 1학년과 편지를 주고 받는 등 형으로서 후견자 역할을 하게 된다"며 "최고학년으로서의 책임감과 긍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