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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속으로, 대학 입학식 현장을 가다

등록|2008.03.01 14:02 수정|2008.03.01 14:06
첫 느낌? 별거 없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 고등학생 같기도 하다. 몇몇은 올해 26세인 기자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기도 하다. 삼삼오오 모여 있기도 하고 혼자 우두커니 서있기도 하다. 이렇게 모여 있는 사람들의 수가 대략 콩나물시루 속 콩나물만큼이다. 콩나물?

아니다. 얘들은 콩나물이 아니다. 신입생이다. 그래 신입생이다. 대학신입생. 아! 대학신입생! 이들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어려 보이기도 하고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긴장한 거 같기도 하다. 자연스레 보이려는 표정도 보인다.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 대학 신입생들의 모습 ⓒ 류민기


기자는 올해 대학 3학년생이다. 기자가 다니는 학교는 영산대학교. 요즘 로스쿨 관련해서 시끌벅적한 학교다.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은 학교. 국내 Top 10 Mid-Sized 대학 진입을 위해 거침없이 달리는 학교, 영산대학교다.

교내신문사에서 입학식 취재임무를 맡은 것이 꽃다운 청춘 그 한가운데에 서 있게 된 이유다. 괜스레 기자도 그때 그 시절의 기분을 살리려 노력해본다. 어렴풋이 느낄란가? 그때 그 시절을. 긴장의 연속. 누군가 말을 걸어주었으면 좋으련만. 내가 먼저 말을 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갈팡질팡. 그때 그 소중한 느낌.

능수능란하게, 긴장한 얼굴들, 자연스레 보이려는 얼굴들, 자연스런 얼굴들, 그 다양한 표정의 얼굴들 사이를 자유롭게 누비기 시작한다. 행사는 단대별 오리엔테이션부터 계획대로 진행된다. 중간 중간 공연도 있다. 기자는 카메라 셔터 누르기 바쁘다. 이쪽저쪽 움직이기 바쁘다.

▲ '가야금 앙상블아이리스'의 오프닝 공연 ⓒ 류민기


입학식, 오리엔테이션, 총학생회 행사 등을 하나로 모은 '2008 영산 Initiation

ⓒ 류민기


이날 주인공들의 얼굴만 볼 수 있을쏘냐? 대학생이 된 기분이 어떨까?

-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어요. 대학, 대학, 대학. 공부, 공부, 공부. 억압, 억압, 억압.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는데 자유의 대학생이 된 기분, 심정이 어떤가요?”
“고등학교에서 벗어나서 대학생이 되니깐 걱정도 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래요.”(정수미)
“별로 없어요.”(박한나) 
“기분? 처음이라 얼떨떨해요.”(조영민)
“걱정되기도 하구요, 홀가분하기도 해요.”(나혜주)

-  “대학생이 된 지금, 이것을 제일 먼저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중ㆍ고 학교시절 꿈꿔왔던...)”  
“자유롭게 놀러가고, 미팅도 해보고 싶어요.”(정수미)
“밤새도록 놀기.”(박한나)  
“유학가고 싶어요.”(조영민)
“공부를 한번 진지하게 해보고 싶습니다.”(강현욱)
“독립하기.”(나혜주)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 다양한 연령대와의 만남 등 새로운 시작이잖아요. 그와 관련한 마음가짐은?”

“새롭게 시작하는 거니까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 쪽으로 잘나갔으면 좋겠어요.”(정수미)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박한나)

“딱히 없는데요. 무조건 목표는 전액 장학금.”(미모의 여학우)
“사이도 돈독하게 다지고... 그냥 그렇게 대학생활 열심히 할 거예요.”(강현욱)
“열심히 살겠습니다.”(나혜주)
“선배들과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고 싶어요.”(임영무)

-
“대학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요? 학점관리도 해야 하고, 영어공부도 해야 하고, 놀기도 해야 하고, 인맥관리도 해야 하고..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요?”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학점관리도 열심히 해서 다방면에 잘했으면 좋겠어요.”(정수미)
“아직은 1학년이니까요, 놀 때는 확실히 놀고, 공부할 때는 미친 듯이 하고 그렇게.”(미모의 여학우)
“놀 때는 놀고 화끈하게. 공부할 때도 화끈하게 열심히 하겠습니다.”(나혜주)
“공부도 하고, 뭐 동아리도 들고 그런 식이죠.”(임영무)

- “대학생활에 낭만이 없다고 한다. TV에서 보는 것과 다르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거는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인거 같아요. 자기 보내는 거에 따라서, 생활하는 거에 따라서 다를 거 같아요.”(정수미)
“현실은 다를 거 같아요. 낭만적이지 않다. 생활하는 거에 있어서 술 먹고 노는 거 좋아할 거 같아요.”(박한나)
“고등학교 때는 논스톱처럼(TV 시트콤 프로그램) 이런 건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닌 거 같아요. 그냥 평범한 거 같은데... 대학이라고 해서 막 그런 게 없을 거 같아요.”(미모의 여학우)
“그런 건 한 번도 안 들어 봤어요. 그냥 말하기로는 재밌다하는데 저는 별로 그런 거 없을 거 같아요. 그냥 바쁘게 살다가 그렇게 4년이 흘러갈 거 같아요. 공부도 그렇고, 취업도 그렇고, 군대도 그렇고 그냥 힘들 거 같아요.”(조영민)
“자기 나름인 거 같아요. 놀고 싶음 낭만을 찾아 놀고, 공부에 대한 낭만을 찾아 공부를 하면 낭만이 있고 그런 거 같아요.”(강현욱)
“대학생활에 대한 꿈은 크게 가지고 있어요. 대학생활 낭만은 있다. 낭만. 낭만. 공부만 할 필요는 없다. 놀 필요도 있습니다. 중ㆍ고등학교 때 못 놀았던 거 다 놀겠습니다.”(나혜주)

내 기분에 취해선가? 모두가 희망으로 보인다. 희망. 모습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지만 ‘젊음’이라는, ‘꽃다운 20’이라는 ‘희망’으로 보인다.

선배로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꽃다운 청춘에게 하고 싶은 얘기.

“너네들 얘기 다 정답인거 같아. 선배 생각은 대학생활은 어떤 획일적인 답이 있는 것은 아닌 거 같아. 획일적인 답은 없다! 이거지. 다만 확실히 해두어야 할 것이 있어. 어떻게 생활하든지 간에 자신의 선택이어야 한다는 것! 이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생각해.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해 노력해라. 즐길 만큼 즐겨라. Carpe Diem.”

비단 20살만 꽃다운 청춘이랴. 삶의 어느 모습에 있든지간에 오늘 하루를 정열적으로 살아간다면, 웃음 지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아니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그 모두가 청춘이 아닐까?

꽃다운 20, 그 한가운데에 선 신입생들에게 기자가 끝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씩 하라고 녹음기를 내밀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하고 그러고 싶어요.”(정수미)
“이제 잔소리 그만. 이제 대학생이니깐 마음대로 하고 싶어요.”(박한나)
“빨리 과 애들이랑 친해지고 싶고, 빨리 놀러가고도 싶고, 공부도 하고 싶고... 평범해요.”(미모의 여학우)
“자유가 된 것만으로도 좋아요.”(조영민)
“여러분 사랑해요.”(강현욱)
“나혜주 파이팅.”(나혜주)
“20대 파이팅.”(임영무)

파이팅!!!

▲ 신입생 강현욱(왼쪽), 나혜주(중간) 학우, 오른쪽은 이들의 친구 ⓒ 류민기

덧붙이는 글 새내기들 사진 많이 찍었으면 좋으련만.. 사진 찍는 것은 거절하더라구요.
그렇더라도 시민기자님들 주위에 대학신입생들, 아니 정열적으로 사는 ‘청춘’분들이 많으시겠죠? 그분들로 사진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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