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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풍경을 재구성하다

[리뷰] 와타나베 노부오 , 이이츠카 타츠오 2인전 '신들의 정원'

등록|2008.03.03 11:54 수정|2008.03.03 11:54

▲ 신들의 정원 ⓒ 와타나베 노부오


전통적인 풍경 사진은 신이 창조한 아름답고 웅장한 자연풍경을 재현하여 찬양한 결과물이다. 작가들이 자연을 보고 느낀 감동을 가능한 사실적으로 인화지 위에 옮겨놓기 위해서 노력한 산물이 전통적인 자연풍경 사진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매체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그동안 오랫동안 사용되어온 은염 인화지로 프린트된 사진을 전시장에서 관람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흑백은염사진을 선호하는 사진가들과 사진애호가들은 아쉬워하는 현실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디지털 프린트가 일반화되고 있는데 초기에는 디지털 프린트가 은염 프린트에 비해서 깊이감이 떨어지고 결과물의 느낌이 사진이라기보다는 인쇄물에 가까웠는데 이제는 기술의 진보로 인하여 전통적인 은염사진과의 차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 신들의 정원 ⓒ 이이츠카 타츠오


이번에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룩스에서 풍경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일본 사진가 와타나베 노부오와  이이츠카 타츠오는 북해도의 풍경을 찍었다. 그런데 노부오는 전통적인 은염프린트방식으로 최종 결과물을 인화하였고, 타츠오는 디지털프린트방식으로 인화하여 최종 결과물을 전시하고 있다. 그런데 두 작가가 보여주는 최종 결과물은 인화지의 차이로 인하여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느낌이 다른 것 외에는 프린트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어느 한쪽으로 결코 기울지 않는다.

▲ 신들의 정원 ⓒ 와타나베 노부오


▲ 신들의 정원 ⓒ 이이츠카 타츠오


두 작가가 관심을 갖고 카메라 앵글에 담은 표현대상물들은 북해도의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풍경이다. 전시되고 있는 작품 한 장 한 장마다 언어나 문자로는 충분히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이 재현되고 있다. 대상 자체의 아름다움과 숙련된 사진적인 테크닉이 잘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의 감성을 깊이 자극한다. 카메라 앵글의 선택과 프레이밍이 세련되어 있고 톤의 선택도 유효적절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 신들의 정원 ⓒ 이이츠카 타츠오


▲ 신들의 정원 ⓒ 와타나베 노부오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 중에는 인간의 흔적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장면도 있어 보는 이들이 작품에 깊이 동화되게 한다. 하지만 자세히 작품을 살펴보면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미적인 주관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풍경을 보고서 느낀 감동을 재구성해서 보여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적인 프로세스를 이용하여 풍경에 대한 자신들의 철학을 드러낸 최종 결과물인 것이다.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를 살펴보면 작품 내부에서 표현대상과 빛이 어우러져서 생산한 감동적인 내러티브가 감성을 깊이 있게 자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변화된 매체 환경과 풍경 사진의 매력을 느끼게 한다.
덧붙이는 글 기간: 2008-02-27~2008-03-04 장소 :갤러리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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