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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섬기겠다더니 청와대 앞 1인시위해도 무관심이네요"

경남 마산 택시기사 김춘식씨, 청와대 앞 1인시위 ... "참여정부와 마찬가지"

등록|2008.03.07 09:11 수정|2008.03.07 09:11
"국민을 섬기겠다고 하는 말만 믿고 다시 왔죠. 국민의 소리 들어달라고 청와대 앞까지 왔는데, 아무도 나와 보지도 않네요. ‘참여정부’ 때도 그렇더니만 청와대에 들어가면 다 그런가 봅니다.”
지난 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춘식(54)씨가 한 말이다. 마산에서 개인택시를 운전하던 김씨는 ‘억울한 일’을 당했다며 상경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씨는 지난 2월 13일부터 열흘정도 서울 삼청동 소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도 1인시위를 벌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주인으로 들어간 뒤 다시 같은 주장을 하며 청와대 앞으로 달려간 것이다.

그는 가족들을 마산에 두고 혼자 상경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그가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기는 벌써 세 번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 주인으로 있을 때 두 번 했다. 2005년 12월 22~23일 사이, 2007년 1~7월 사이 그는 청와대 앞에 나타났던 것.

그가 청와대 앞을 자주 찾은 이유는 2004년 3월 마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연관이 있다. 당시 김씨는 사고 지점에 노란색 실선이 거의 다 지워져 잘 보이지 않아 유턴을 했던 것인데, 경·검찰은 ‘중앙선 침범’으로 처리해 벌금과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는 경찰 조사가 잘못됐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것도 변호사의 도움 없이 ‘나홀로 소송’을 한 것이었다. 그는 경찰의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2005년 말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던 것.

그는 다시 사고로 ‘추간판(연골) 탈출증’ 등의 진단을 받았는데, 한참 뒤 근로복지공단은 요양불승인처분 취소를 통지한 것이었다. 이에 그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재심을 청구해 놓고 2007년 상반기 내내 1인시위를 벌였던 것.

김씨는 당시 사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에 휴업급여를 신청했는데, 근로복지공단이 계산한 금액과 김씨가 계산한 금액이 달랐다. 근로복지공단은 회사에서 낸 사납금 관련 서류를 근거로 계산했다. 그러나 김씨는 당시 사납금 이외에 개인수입금을 매일 적어 놓은 수첩이 있었다며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산재환자 위에 군림하고 업무능률의 1/10 수준인 근로복지공단 폐쇄하라. … 연 예산 3000억 이상 절감하여 억울한 산재환자에게 돌려주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청와대 앞에 서 있다.

김춘식씨는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모두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데,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때는 경찰관이 나와서 무슨 주장을 하는지 메모를 해갔는데 ‘이명박 정부’ 때는 아직 아무도 나와 보지 않는다는 것.

그는 “청와대에는 민정실이라는 게 있는 것으로 안다. 우선 억울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더군다나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겠다고 했는데, 이게 국민을 섬기는 것이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청와대 주인이 누가 되었든지 간에 청와대 앞 1인시위자들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것 같다”면서 “억울하다며 호소하는, 힘없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지 않을까 싶어 조바심도 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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