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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돌연사 많다

경기 광주이주민센터, 사망자 절반이 질병사... 복지개선 필요

등록|2008.03.07 14:12 수정|2008.03.07 14:12
한국에 들어와 일하다 숨진 외국인근로자 상당수의 사망원인이 돌연사 등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경없는마을 경기광주이주민센터(대표 안대환 목사)가 최근 삼성생명으로부터 입수,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05년 4월~2008년 2월) 사망한 외국인근로자는 모두 217명이었다.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104명이 수면중 돌연사, 심장마비, 뇌출혈 등 질병과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 외국인근로자들이 대체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근로자 상해보험은 현재 삼성생명에서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광주이주민센터가 밝힌 현황은 보험에 가입한 외국인근로자들에 대한 보험료 지급현황만을 토대로 한 것이어서 실제 사망자수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질병사망 절반가량이 돌연사

경기광주이주민센터에 따르면 질병사망후유로 숨진 104명 중 정확한 사인을 알지 못하는 외국인근로자도 40명(심장마비 제외)에 달했다. 이들은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보니 숨지는 이른바 ‘돌연사증후군’으로 의심되고 있다.

안대환 목사는 외국인근로자들이 돌연사를 포함한 질병사망후유가 많은 것은 열악한 근로환경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안 목사는 “외국인근로자들은 휴식 없이 12시간, 때로는 24시간 연속 근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표 외국인근로자 사망 현황.경기광주이주민센터가 삼성생명으로 부터 넘겨 받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사망 외국인근로자 절반이 돌연사 등 질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 김영수


외국인근로자들의 열악한 주거환경도 돌연사를 비롯한 질병사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외국인근로자 밀집지역인 광주의 경우 대다수 외국인근로자들이 공장 옆 컨테이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동남아시아 열대지방에 살던 외국인근로자들이 한국의 매서운 강추위를 버텨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컨테이너 숙소는 편의시설 설치도 쉽지 않아, 천막가리개로 된 샤워장에서 플라스틱 통에 전열봉을 담가 물을 데워 샤워를 하고 있다. 난방은 전기온돌로 해결하지만, 화장실 시설이 열악해 위생문제에도 노출되고 있다. 여름철엔 달아올라 역시 생활이 쉽지 않다. 불법체류자가 많아 적기에 진료를 받지 못하고, 본국에서 우편으로 받은 약을 용법대로 복용하지 않는 것도 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 부담해서라도 주거환경 등 복지 개선 필요

안 목사는 “일부 외국인근로자들은 방값을 아끼려고 남녀가 혼숙을 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이 에이즈, 성병 등에 노출되고 있다”며 “에이즈 노출 외국인근로자를 역학조사 없이 출국시켜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병을 얻어왔다’는 국가 이미지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목사는 “연간 사망 외국인근로자가 400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외국인근로자의 장례와 보상 문제를 지원하는 국가적·사회적 시스템(국제장례지원센터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목사는 외국인근로자 복지(주거환경 개선 등)에 필요한 비용은 외국인근로자들이 일부 부담하도록 법제화하고, 국가·고용주 등이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외국인근로자들이 우리나라에서 받는 임금은 120만~150만원선이다. 대만(50만원), 싱가포르·홍콩·두바이(30만~40만원) 보다 높은 편이어서 외국인근로자들이 본국 송금을 빼고라도 생활복지에 사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방안을 만들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적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티뉴스(www.ct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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