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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설악산은 아직 하얗다

등록|2008.03.12 13:03 수정|2008.03.12 13:06

하얀 설산 설악산눈 쌓이 아름다운 설악 ⓒ 홍순종

남쪽 지방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에 서울에도 봄이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 봄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듯 영동지방에 폭설이 내렸다. 우린 지난 주 한라산 등반에서 설산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린 설악산에서 훈련을 하기로 했다. 일행은 3월 8일 토요일 오전 7시에 출발해 12시 설악산에 도착했다.

입구를 출발해 다리를 건너 삼거리에서 우린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왼쪽은 신흥사와 울산바위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숲길을 참 좋아한다.

설악산 초입삼거리에서 조금 올라가면 이런 숲길이 나타난다. ⓒ 홍순종

그것은 울창한 소나무 숲에 길이 낭만적으로 되어 이 길을 걷는 순간 그렇게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 숲길을 따라 올라가다 산악인이 있는 집들을 지나면 다리가 나온다.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은 마치 해외 원정을 가서 바라본 그런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내렸던 눈들이 녹아 바닥이 질퍽하다.

설상훈련신나게 설상 훈련을 했다. ⓒ 홍순종

눈이 많이 쌓였지만 눈이 녹는 속도가 빠른 것 같다. 다시 숲길로 들어 올라가다보면 쉼터와 함께 음식점들이 나온다. 그 음식점 주인들은 왜 그렇게 친절한지 그것은 물론 장사를 하기 위해서겠지만 산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을 뒤로 올라가면 비선대 산장이 보인다. 비선대 다리를 건너 산장에 들르니 산장 주인이 반갑게 우리들을 맞는다. 그것은 비선대 산장 주인 아들인 영교가 우리들과 같이 코오롱등산학교 암벽반을 나왔기 때문이다. 반가움을 뒤로 비선대 산장 철다리를 지나면 그 아름다운 천불동 계곡이 시작이 된다.

설악산 귀면암철다릴르 지나다 올라가면 귀면암에 도착한다. ⓒ 홍순종

언제 봐도 괴괴묘묘한 바위들이다. 그리고 어떻게 저런 모양들이 될 수 있을까 늘 궁금하다. 그리고 하나같이 부처님 상 같다. 깊은 계곡 사이로 철 계단을 만들어 등산객들에게 더 많은 풍광들을 구경하게 만들어 놓았다.

양폭산장 가는 길귀면암을 지나 올라가는 곳에 눈이 저렇게 많이 쌓였다. ⓒ 홍순종



그런 아름다운 계곡을 올라 양폭산장에 도착했다. 여기는 눈인 너무 많이 쌓여 우리들이 훈련장소로 삼았던 주전골은 들어갈 수가 없단다.

양폭산장에서 리젠더양폭산장은 저렇게 많은 눈들이 쌓여있었다. ⓒ 홍순종

그래서 우리들은 양폭산장 부근 훈련하기 좋은 장소에서 환락정지를 비롯한 많은 설상 훈련을 했다.

배경을 뒤로올라가다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찍었다. ⓒ 홍순종

오늘 밤 양폭 산장은 우리들이 전세를 얻었다. 지금은 봄도 아니요 겨울도 아닌 비수기라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대지는 잠들어 있고 들리는 소리라곤 물소리뿐이다.

계곡그래고 양지 바른 곳엔 저렇게 맑은 물이 있었다. ⓒ 홍순종

밖에 나오면 좁은 계곡을 따라 눈을 들면 하늘엔 온통 별빛뿐이다. 이러니 우리들 전부는 도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룻밤 도인이 되어 다음 날을 맞으니 그 날이 새롭다. 그래서 그런지 어젠 어리바리하더니 오늘은 쌩쌩하다.

눈 덮힌 계곡설악산 계곡마다 저렇게 많은 눈들이 쌓였었다. ⓒ 홍순종

그리고 훈련도 아주 잘되니 다들 기분들이 좋은 것 같다. 1박 2일 설악산 설상 훈련은 아마 두고두고 기억을 남을 훈련이라고 본다. 우리들이 3월 9일 일요일 오후 하산을 하니 올라올 때 아름다웠던 눈들은 다 어디로 가고 본래 그 대로가 돼 있었다. 그 만큼 눈들이 빨리 녹는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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