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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일주일 용돈 4000원 너무 적어요

글쓰기도 하고 원고료도 받고... <오마이뉴스>는 나의 용돈창고

등록|2008.03.13 18:24 수정|2008.03.13 18:24
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라면값도 오르고 자장면값도 오르고 빵값도 올랐습니다. 1000원으론 빵 하나 우유 하나 사 마시기 힘듭니다. 아이들에겐 용돈 인상 요인이 충분한 셈입니다. 하지만 물가 인상만큼 봉급 인상은 되질 않으니 부모 입장에선 용돈 동결이나 삭감을 해야 할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좋은 묘안이 있을까요. 여기 부모와 자식 간의 용돈 줄다리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 꿈 속의 나 ⓒ 이슬비

사실 내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원고료' 때문이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관심을 보이자 아빠께선 "기사를 써서 올려 채택이 되면 원고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셨다. 그리곤 용돈도 벌 겸해서 도전해 보라고 하셨다.

그 순간, 난 '1석 2조'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글쓰기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다니….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란 걱정도 됐지만 '원고료'가 나를 유혹했다.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받고 있지만, 내가 갖고 싶은 것을 사려면 한참 모자란다.

나는 지난 1월 첫 기사를 올린 후 지금까지 모두 6건을 썼다. 으뜸이 1건, 버금도 1건 있다. 또 초등학생이라고 예쁘게 봐준 덕분에 이달의 새뉴스게릴라로 뽑히면서 원고료가 17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전자사전'이다. 동영상, 영화, 노래, 사전, 게임 등이 모두 가능한 것을 사고 싶다. 이런 사전은 최소 30만원을 줘야 한다. 앞으로도 10만원 이상을 더 벌어야 살 수 있다.

용돈 삭감이 싫어 잘못된 습관 고치는 나

내 용돈은 일주일에 4000원이다. 난 용돈이 적다고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은 '그냥' 용돈을 받는다. 하지만 난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용돈을 받는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거나, 잘못된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삭감을 당하기도 한다. 삭감은 500원씩이다.

나도 용돈을 많이 받고 싶다. 뭐… 어른들 입장에서 보면 "이제 중학교 1학년일 뿐인데 용돈을 더 달라니… 과한 것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어린이들의 생각도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

나는 정해진 돈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사야 한다. 우리가 쓰는 학용품, 군것질 등등.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가끔은 친구들이랑 시내에 나가 쇼핑도 하고 싶다.

그렇기에 엄마가 야속할 때가 있다. 엄마는 내 습관이 잘못됐다 싶으면 인정사정없이 용돈을 팍팍 삭감하신다. 너무너무 싫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용돈을 삭감당하기 싫어서라도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이 '1석 2조'일 수 있다. 자식의 잘못된 습관을 고쳐주고 돈도 아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난 절대 아니다.

내 용돈창고 <오마이뉴스>여 영원하라~

난 용돈기입장을 쓴다. 그러면 용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낭비했는지, 실용성이 있게 썼는지 알 수 있다. 다시 돌아봐도 용돈을 함부로 쓰는 것 같지는 않다. 꼭 필요한 곳에 쓴다. 뭐 가끔은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도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용돈을 더 주셨으면 좋겠다. 꼭 필요한 곳에 쓸 일이 많으므로. 친구들은 보통 일주일에 6000∼7000정도의 용돈을 받는다. 나는 그 정도까지 바라지 않는다. 일주일에 5000원만 주시면 좋겠다. 그 정도면 일주일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용돈이 다 떨어졌다고 하면 아빠께서 조금씩 주시기도 한다. 그게 날마다는 아니다. 난 어른들이 용돈의 소중함을 아는 아이에게는 용돈을 더 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용돈기입장을 쓰게 해서 한달이 지난 후 잘 썼다고 판단되면 용돈을 더 올려주면 좋겠다. 물론 바르게 쓰지 못했을 때는 삭감해도 된다고 본다. 이 글이 엄마·아빠께서 내 용돈을 올려주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생각해 보니, 이 글이 채택되면 원고료가 또 나온다. 내 지갑에 바로 들어오는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든든해진다. <오마이뉴스>는 내 용돈창고인 셈이다. 내 용돈창고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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