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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24시간 교습 허용 그냥 넘어갈 일 아니다

서울시 의회, 조례안 상정 통과 과정 규명해야

등록|2008.03.14 08:13 수정|2008.03.14 18:14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

서울시 의회의 교육 문화위가 학원의 24시간 교습 허용' 조례안을 통과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계가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통과된 것도 반대의견과 팽팽한 접전 끝에 통과된 것이 아니고 아무런 반대 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고도 남음이 있다.

무엇보다 이명박 정권 들어선 이후 계속 되는 충격파 때문에 국민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이 사립학교 재단들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그들의 뜻을 대변해 오고 있다고 생각해 온 사람들도 많지만 이제 학원과도 내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심각한 혼돈을 불러오고 있다. 지금 서울시 의회는 거의 한나라당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러한 점은 더욱 명백해져 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 결정권이 없는 국민들은 심각한 혼돈과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고,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실제로 도저히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정책들을 쏟아내거나 강행하려는 기류가 강하게 느껴져 오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24시간 심야교습 허용 조례법의 통과가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국민들은 심각하게 의문을 품고 있다. 과연 이런 법률이 만장일치로 통과된다는 것이 선진국을 향해 가고 있다는 자유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은 왜 일어나게 되었는가? 과연 정치인들은 자정기능이 있으며, 판단력을 가진 존재들인가 하는 의문을 다시 한 번 품을 수밖에 없으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이 진정으로 부끄러워 질 정도로 이번 사건은 우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 법은 누가 처음 발의하려고 했으며, 어떤 과정을 통해 서울시 의회에 올라오게 되었으며, 도대체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그리고 어떤 경로를 통해 이러한 법률이 만장일치로 통과될 수 있었는가? 이러한 점에 대한 의문들은 손쉽게 풀리지 않아 국민들을 매우 답답하게 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는 지금 사교육의 폐해를 느끼고, 사교육비 절감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말로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과열된 교육을 한층 과열시키고 있다. 오로지 ‘언어지능’과 ‘수논리지능’만을 개발시키고 다른 분야의 교육을 포기하면서 과열된 교육을 한층 더 과열시키는 불난집에 부채질한 정책을 펴고 있는 셈이다.

되지 않는 말들로 국민을 현혹하면서 실제로는 이러한 조례를 통과시키는 모습에서 국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의 물결에 휘말리고 있다.

비단 한나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국민이 사교육비 경감에 목을 걸고 있는 즈음에 어떻게 24시간 심야교습을 정하는 법률이 통과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과연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접하는 정치권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이 사건을 대하고 있는가?

정치인들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이번 사건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분명히 밝혀야 하고, 여당과 야당 역시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분명히 민주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 시대에 사교육비 경감을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된다.

24시간 심야교습의 허용을 유야무야 지나갈 것인가? 아니면 분명히 밝혀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할 일인가? 거기에 대한 명백한 대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민들은 아무도 믿지 못할 것이며, 결국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는 커갈 것이다.

국민을 무력하게 만들거나 불안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여당과 야당은 당 차원에서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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