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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어떻게 된 거냐... 알았다"

공천결과에 수 초간 말 잃어... 김무성 "정적 죽인 공천... 무소속 출마하겠다"

등록|2008.03.13 23:02 수정|2008.03.13 23:02

▲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종호

"알았어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숙고에 빠졌다.

박 전 대표는 13일 저녁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의원이 전화로 공천심사 결과를 알리자, "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라고 되물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저도 내막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수 초간 입을 열지 않았다.

5~6초 뒤 박 전 대표가 한 말은 "알았어요."

박 전 대표와 통화한 유 의원은 "공천 결과에 대해 당황스러워 하시는 것 같았다"며 "목소리도 상당히 가라앉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전날(12일) "앞으로 남은 (영남권) 공천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만큼 향후 대응 방안이나 수위를 놓고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무소속 출마 하겠다"

친박 진영의 좌장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최고위원(부산 남을)도 격앙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의 입에선 공천 결과를 놓고 "박근혜 죽이기 공천", "동지를 죽이는 정치", "밀실 사천" 등 격한 표현들이 쏟아졌다.

김 최고위원은 "결국 예상대로 '박근혜 죽이기'가 집행됐다"며 "이현령 비현령으로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 정적을 죽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최고위원은 "혼자 일이 아니니 내일 최고위에 참석해 공천에 대해 따질 생각"이라며 "기자회견도 열겠다"고 밝혔다.

▲ 김무성 한나라당 최고위원(자료사진) ⓒ 이종호

"간신들이 정적 죽이려 밀실사천 했다" 격앙


무소속 출마 의사도 내비쳤다. 공심위는 김 최고위원을 탈락시키면서 그의 지역구인 부산 남구 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돌렸다.

김 최고위원은 "애초 공천 신청한 경쟁자들이 나하고 상대가 안되니 우리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한 모양"이라며 "민의를 벗어난 '낙하산 공천'으로는 나를 이길 수 없다"고 자신했다.

기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이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며 "잘못된 공천에 의해 희생됐으니 주민들에게 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심판받겠다"고 답했다.

친박 핵심이 대거 탈락한 공천 결과에 대해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당내에 떠돌았던 '살생부'에 오른 의원들이 실제 대부분 탈락한 일을 두고 "민주정당의 공천이 철저하게 '밀실 사천'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을 잘못 모시는 '간신'들이 정적을 죽이는 데 외부 공심위원들이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억울하게 희생 당한 동지들과 만나 앞으로의 일을 의논해 보겠다. 박 전 대표와는 아직 통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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