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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주총에서 주인노릇 합시다

[기획-기업감시운동3] 주주가 회사의 주인 노릇 해야 하는 이유

등록|2008.03.21 10:00 수정|2008.03.21 10:00
삼성 특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재벌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경제개혁연대가 3월부터 삼성 일부 계열사를 비롯해 신세계 등의 주주총회에 참여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이는 소액주주운동이 다시 시작됨을 뜻합니다. <오마이뉴스>는 3회에 걸쳐 '이명박시대의 소액주주운동'이 갖는 의미와 구체적인 실천 내용을 전할 예정입니다. 이 글은 세번째로 채이배 공인회계사의 글입니다. [편집자말]
일년에 한번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는 주주들을 위한 잔칫날이자, 투표를 통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날이다. 간혹 회사의 실적이 좋지 않거나 배당이 적어 잔칫날의 기분을 망칠 수는 있지만, 주주총회는 회사와 주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그런데 막상 주주들은 주주총회에 무관심하거나 투표권 행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공직자 선거에서 투표율이 계속 낮아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하지만 국민으로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주주총회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먼저 정기주주총회가 무엇인지, 회사 경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중요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총은 선거에서 투표행사하듯, 회사 중요한 의사결정 하는날

말 그대로 주주총회는 주주들이 모두 모이는 총회다. 일반적으로 12월말 결산법인은 다음해 2월 또는 3월에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영업실적이 보고되고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배당금액을 결정한다. 또한 회사의 활동근거라고 할 수 있는 정관을 손보거나 회사의 운영을 맡길 이사와 감사를 뽑는다.

이뿐만 아니라 영업양수도 등과 같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도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 이처럼 주주총회에서 다루는 안건들은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이 중요한 사항들이다.

또한, 주주총회는 유일하게 주주들이 경영진과 직접 경영상의 문제를 가지고 토론하고, 투표를 통해 주주의 뜻을 밝히는 자리다. 실적이 좋다면 배당을 많이 지급하라고 제안할 수 있고, 실적이 좋지 않다면 경영진에게 그 이유를 묻고 대책을 요구할 수 있다.

정관 변경을 한다면 회사와 전체주주를 위한 것인지, 일부 지배주주나 경영진을 위한 것인지 따져보고 찬반을 논할 수 있다. 또한 이사나 감사가 제대로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 회사 경영에 꼭 필요한 사람인지, 이들에게 주는 보수가 적당한지, 이런 내용들도 토론할 수 있다.


     비 상장 회사
     (상법적용)
       상장회사
(증권거래법 적용)
자본금1000억원미만
       상장회사
(증권거래법적용)
자본금1000억원이상
    임시주주총회
      소집권
           3%
           3%
          1.5%
    주 주 제 안 권
           3%
           1%
          0.5%

주주총회에 참석하려면?

주주총회는 회사의 주주라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이것은 주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앞서 말 한대로 공직자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이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과 같다.

상법에 의해 회사는 주주총회를 열기 최소 2주 전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참석장을 발송한다. 주주는 참석장과 신분증을 가지고 직접 참석하거나, 대리인에게 위임장을 써주면 대리인이 참석장과 위임장을 소지하고 대리 참석을 할 수 있다.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발언할 수 있는 권리는 주식을 한 주만 가지고 있어도 행사할 수 있는 단독주주권이다. 하지만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거나 여러 주주들의 지분을 모은다면 주주총회 소집권이나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러한 소액주주의 권리는 회사의 구분에 따라 필요한 지분이 상이하다.

주주가 왜 회사의 주인 노릇을 해야 하는가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회사가 발전하고 기업의 가치가 증대하려면, 주주, 채권자, 경영진, 이사와 감사, 노동자 등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이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주주는 회사를 세우고 유지하는데 자금을 투자함으로써 회사의 주인이 된다. 주주가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면 그만큼 회사는 건실해진다.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회사의 경영에 관심을 갖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면 경영진도 주주를 무시하거나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재벌 계열 회사들에서 흔히 발생하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즉 소수 지분을 가진 지배주주 일가를 위해 다수 주주의 이익을 희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회사가 알아서 주주를 대우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주주가 먼저 주인 노릇을 하고 나설 때 주인으로서 대우를 받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주주총회가 회사 직원들과 총회꾼으로 채워지는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지 않고, 진정으로 회사와 주주들을 위하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모든 주주들이 함께 소통하는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 3월 28일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참석  

▲ 서울 명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 오마이뉴스 남소연

최근 들어 국민연금을 비롯한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주주총회에서 배당이나 이사 선임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경제전문단체인 경제개혁연대도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하려고 준비 중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작년 두산중공업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박용성 회장 등의 이사 선임을 반대한 바 있다.

올해는 우리금융지주회사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자회사인 우리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검찰수사와 금감원 조사를 통해 우리은행이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되어 금융실명제를 위반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금융기관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불법행위이며 우리은행 경영관리 시스템의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오는 3월 28일 열리는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참석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책임을 추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준법감시시스템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다.

경제개혁연대는 더 많은 주주들이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주주총회에 참석하기를 바라고 있다. 주주총회가 대부분 평일 오전에 열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기 어려운 주주들도 많은데, 이 경우 주주들은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 중 누구라도 우리금융지주회사의 한 주라도 보유한 주주라면,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인 노릇을 해 봄이 어떠실지?
덧붙이는 글 경제개혁연대는 ㈜우리금융지주, ㈜삼성증권, ㈜삼성화재해상보험, ㈜신세계, ㈜현대자동차, ㈜한화, ㈜삼성카드 등의 소액주주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소액주주들은 경제개혁연대 홈페이지(www.ser.or.kr)나 전화(02-763-5052)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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