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용의자 검거 소식에 이혜진양 부모 대성통곡
내일 장례식 준비하던중 '동네 아저씨' 용의자 소식에 경악
▲ 용의자 검거 소식에 통곡하는 혜진이 어머니 ⓒ 최병렬
경기 안양에서 실종된 이혜진, 우예슬양 유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검거됐다. 용의자는 놀랍게도 살해된 이혜진(11)양의 집에서 불과 130m 떨어진 곳에 사는 동네 아저씨로 대리운전을 하는 남성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있다.
경기 안양시 어린이실종 수사본부가 차려진 안양경찰서 김병록 형사과장은 "이혜진, 우예슬양 유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정모(39·대리기사)씨를 오후 9시25분쯤 충남 보령 어머니 집에서 검거해 수사본부가 차려진 경기도 안양으로 압송중이다"고 밝혔다.
경찰은 "두 어린이 실종당일인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10시 뉴EF소나타 렌터카를 빌렸고 이튿날 오후 반납한 사실을 확인했다. 차량에 대한 루미놀 검사 결과 혈흔을 발견했으며 국과수의 DNA 대조 결과 이양과 우양의 혈흔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거된 용의자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령에서 경기도 안양까지 범인을 압송했다. 밤 10시 20분께 수사본부가 차려진 안양경찰서에 도착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용의자 체포 소식에 혜진이 부모 '울분 통곡'
▲ 용의자 검거 소식을 접하고 놀라는 가족 및 조문객들 ⓒ 최병렬
용의자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혜진이 시신이 안치된 경기도 안양의 메트로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지키던 이혜진(11)양 부모는 딸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가족들과 조문을 온 권용호 안양시의회 의장을 끌어안고 통곡했다.
혜진이 어머니 이달순(41)씨는 "혜진아..그 놈이 붙잡혔단다. 네가 이제 편히 갈 수 있겠구나. 아이고 혜진아 어떡하니"라며 통곡하다 "범인이 붙잡힌들 무슨 소용이 있겠냐. 우리 딸은 돌아올 수 없는데. 범인을 이리로 데려올 수 없느냐"며 묻기도 했다.
▲ 혜진이 영정앞에서 통곡하는 어머니 이달순씨 ⓒ 최병렬
혜진이 아버지 이창근(46)씨는 용의자를 추적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오후 8시30분께부터 초조한 표정으로 경찰의 검거 소식이 전해지길 기다리다 막상 검거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이 나쁜놈 면상 좀 직접 봐야겠다"며 그동안 참았던 분을 터뜨렸다.
빈소를 지키던 안양 명학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용의자가 이웃 동네에 살던 30대 남자라는 얘기에 "어떻게 그렇게 가까운 곳에 범인을 놔두고도 몰랐느냐.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기가 막힌다"며 "예슬이는 어떻게 됐데요. 소식이 없나요"라며 발을 동동 굴렸다.
▲ 메트로병원 이혜진양 빈소에 놓여진 새옷과 장난감 ⓒ 최병렬
한편 피살된 이혜진양과 함께 실종된 우예슬 어린이는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5시쯤 안양8동 안양문예회관 인근 상가주인에게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행방불명됐다. 실종 77일째만인 지난 11일 수원의 야산에서 발견된 토막난 사체는 혜진이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경찰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6동 안양문예회관 인근 상가 주민에게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된 이혜진(11), 우예슬(9) 어린이를 찾기 위한 수사를 계속해 왔으나 사건발생 두 달이 지나면서 '개구리 소년'사태처럼 미궁속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낳았다.
경찰은 사건발생 이후인 12월 28일 엠버경보(실종아동경보)를 발령하고 31일 공개수사로 전환했다. 이후 수사본부를 마련하고 안양 6, 8동 일대 가가호호 탐색, 탐문과 수리산 등에 대한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쳐왔으나 용의자가 바로 인근에 살고 있었다는 점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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