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 내년 2월 착공, 불가능한 얘기"
[전화 인터뷰]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총선공약 제외가 당론"
▲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자료사진) ⓒ 권우성
"대선공약, 총선에 꼭 넣어야 하나"
"내가 얘기를 들어봤는데 불가능한 얘기다. 본인은 준비됐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판단하기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명박 운하' 공약은 지난 대선에서 제1공약이었다. 이번 총선공약에서 이를 제외한다면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대선공약에 포함됐다고 해서 총선공약에 꼭 넣어야 하나"라고 반문한 뒤 "빠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번 총선 공약에서는 제외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에 불도저처럼 다시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논쟁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며 함구했다. 결국 시민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운하 백지화'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또 '보완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국민이 지적하는 것, <오마이뉴스>가 그간 지적해 온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지금은 다들 조심하고 있다"
이 의장은 당론으로 운하 공약이 제외된 상태인데,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정부 각료들이 운하 추진을 강하게 드라이브하는 것에 대해서도 "내가 그 얘기(당론에서 빼겠다는 말)를 하니까 (지금은) 다들 조심하고 있지 않나"면서 "(운하가) 제1공약이었던 상황에서 내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면 지금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간의 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이 의장은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가 그간 지적해 온 것을 다 보고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말도 상호 근거에 따라 잘 반영하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도해야지 선전선동해서는 않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당초 이 의장과 대면 인터뷰를 시도하려 했으나, 이 의장은 "다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말해 10여분간 전화로 토막 인터뷰를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 의장은 운하를 총선 공약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지만, '완전 포기'를 선언하지 않은 이상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한반도대운하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대표 공약이었다. 사진은 지난해 6월 17일 '한반도대운하 설명회'에서 장석효 인수위 한반도대운하 TF 팀장 등과 상의중인 이명박 대통령.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대운하를 이번 총선 공약에서 뺀다는 말이 사실인가.
"그렇다."
- 당론으로 결정했다는 뜻인가.
"그렇다. (정책위의장인) 내가 결정했다. (당론으로) 결정되지 않았는데 공약에서 뺀다는 얘기를 할 수 있겠나."
- 이유는 뭔가.
"운하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프로포절(Proposal 계획, 제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정치적으로 악용될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고 뺐다. 구제적인 제안이 나오면 전문가들이 평가해서 결정할 것이다."
- 운하 공약은 지난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이제 와서 빼면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겠나.
"대선공약에 포함됐다고 해서 총선공약에 꼭 넣어야 하나. 빠질 수도 있다."
- 인수위의 장석효 한반도대운하 TF 팀장은 "100% 준비가 돼 있다" "내년 2월에 착공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그 말과는 다르지 않는가.
"내가 얘기를 들어봤는데 불가능한 얘기다. 본인은 준비됐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가 판단하기에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 그렇다면 준비 안된 부분은 무엇인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는 말이다."
- 총선 공약에서는 빼지만 총선이 끝난 뒤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내용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비과학적 논쟁만 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 국가 정책에 대해 정략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 이 의장은 총선 공약에서 뺀다고 하지만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대운하 건설은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라 새로운 것 창조하는 프로젝트"라고 말하는 등 운하 추진을 강변하고 있다. 당과 정부 간에 의견 조율이 제대로 안된 것 아닌가.
"내가 그 얘기를 하니까 다들 조심하고 있지 않나. (지난 대선에서) 제1번 공약이었다. 내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면 지금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운하가 단순한 토목건설 사업은 아니지 않는가. 그리고 20-30년이 된 뒤에도 토목건설 사업은 필요한 것 아닌가."
- 다시한번 묻는데, 지난 1년여동안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해왔다. 이제와서 어떤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것인지가 명확치 않다.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는가.
"국민이 지적하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지적한 것 다 보고 있다. 그것도 다 감안해서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면 자칫 왜곡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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