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무실에 웬 돼지 삼형제?
김원웅 의원 사무실에서는 '돼지'가 선거운동원
▲ 통합민주당 김원웅 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에 들어온 새끼돼지를 어루만지고 있다. ⓒ 심규상
▲ 새끼돼지들. ⓒ 심규상
총선 후보자 사무실에 돼지 삼형제가 기거 중이다.
대전 대덕구 김원웅 의원 신탄진 사무실은 후보자와 선거사무원은 물론 돼지 삼형제가 함께 쓰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생각 외로 돼지가 청결한데다 냄새도 나지 않고 직원들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녀 정이 많이 들었다"며 "사무실을 찾아오는 사람들마다 돼지 삼형제를 보고 호감을 가져 선거활동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돼지 삼형제를 김 의원 사무실에 선물한 중국인 이주노동자는 A(37)씨. 그는 약 5년 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와 전전하다 1년 전 이곳 돼지농장에서 머물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A씨는 김 의원이 국회 외교통상위 위원장이라는 주변 얘기를 듣고 농장주와 협의한 후 선거사무실 관계자를 만나 바람을 전하며 새끼돼지 세 마리를 안겼다.
18일 신탄진에 있는 김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A씨의 바람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불법체류자 신분인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
그는 김 의원에게 "예전에 언뜻 한국정부에서 5년 이상 체류한 사람들 중 한국말을 잘하고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해 한국 체류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이후 아무런 얘기가 없어 여전히 불안 속에서 하루를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에도 함께 농장에서 일하던 중국인 동료가 붙잡혀 돈도 벌지 못하고 되돌아갔다"며 "한국 국회에서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을 위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바람을 묻자 "현재 돼지농장은 일하는 일터이자 유일한 희망"이라며 "일자리를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돼지 사육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농장주는 이날 "지난해 대비 사료 값이 40% 가량 폭등한 반면 출하가격은 지육을 기준으로 Kg당 1000원 가까이 떨어져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에게 "모든 식당에서 육류에 대한 원산지표기를 의무화하고 가격 연동제를 시행, 생산가격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가 중간유통업자들로 인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과 사무실 관계자들은 "새끼 돼지 때문에 사무실 분위기가 훨씬 밝아졌다"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계속 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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