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몰입교육 폐기? "온 국민이 물 먹었다"
이명박 대통령 발언에 네티즌들 '와글와글'... "이 참에 대운하도"
▲ 지난 1월 3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어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방안 공청회'에서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참가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과거의 관습이 있고 자기의 이해를 따지고 하니까 반대와 저항은 으레 있다. 인수위가 잘하고 있다." (지난 1월31일, 영어 공교육 논란과 관련, 반대 여론을 잠재우며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
"영어 몰입교육이라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모든 과목을 몰입해서 영어로 한다든가, 이런 과도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번 인수위 때 잘못 알려졌다. 영어로 몰입교육을 한다…,.모든 학교들이 이렇게 돼서, 우리 아이들을 영어 과외 더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오해가 생겼다."(3월 20일, 교육과학기술부 업무 보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
국민오해정권? 그런 거야?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이 대통령의 '영어몰입교육 백지화' 발언을 두고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대체적으로 이렇게 뒤바뀌는 정책들에 대해 ‘도무지 갈피를 못 잡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에서 댓글을 단 한 네티즌은 "빚 얻어 학원 늘린 사람은 사람대로, 비싼 영어 학원 등록 시킨 사람은 사람대로, 못 보내서 마음 아픈 부모들은 부모대로 온 국민들 전부다 물먹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민오해정권? 그런 것임? 결국 국민이 오해해서 만들어진 정권임"이라고 조롱하는 글도 올라왔다.
또한 "슬그머니 말 던져놓고 반대 여론 거세게 일어나면 말 한적 없다. 고려하지 않았다. 도대체 이런 패턴 몇 번이나 더 우려 먹을런지"라며 걱정하는 네티즌도 있었고, "경제 살리기, 현실적으로 불가능…, 나라 돌아가는 꼴 보니깐 조만간 이런 말 나올지도"라며 혀를 내두르는 글도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칭찬하는 댓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댓글을 올린 네티즌은 "어라! 이건 불도저의 모습이 아니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셨고, "잘 하셨습니다. 우리 것, 특히 우리 역사를 알고 긍지를 가진 후 영어를 잘하면 더욱 좋겠지요"라며 조언을 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또 이번 발언을 계기로 '한반도 대운하' 사업 계획도 백지화 하라는 네티즌들의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네이버>에서는 "빠른 시일 내에 대운하도 취소한다고 말해라. '영어 몰입 교육', '대운하' 이거 2개만 없던 일로 하면 다시는 대통령 비난하지 않겠다"면서 철회를 요구했고, "대운하건설 현실적으로 불가능, 대운하 건설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라는 발언이 곧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기대를 내비치는 네티즌도 있었다.
▲ 지난달 1일 1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인수위 앞에서, 인수위가 쏟아내는 교육정책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히는 전국국어교사모임, 전국영어교사모임, 전교조초등위원회 등 교사연구모임 대표들. ⓒ 권우성
총선 앞두고 한 발언으로 끝나지 않기를...
영어몰입교육을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학부모 단체와 전교조도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윤숙자 회장은 "지난 1월 인수위가 영어 정책 관련해서 문제됐을 때 대통령은 분명 '인수위 판단이 맞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두 달도 되지 않아서 또 다른 말을 하니 너무 혼란스럽다"며 어리둥절해 했다.
이어 윤 회장은 "이건 정부에 대한 신뢰성의 문제"라면서 "한 나라의 교육 정책 책임자라면 발언 하나에 신중하고 준비를 잘 해야 하는데 지금 보면 안타깝다"며 씁쓸해 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도 "총선을 앞두고 영어 교육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차가우니까 다소 한발 물러서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발언 자체는 환영하나 그것이 정책 차원에서 실현이 되도록 국민들의 여론을 잘 수렴해서 해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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