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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 김선달 얘기가 황당하다고? 이젠 현실"

정부, 세계 물의 날 행사에서 "물 산업 육성"... 시민단체 "물 가격 오를 것"

등록|2008.03.21 14:23 수정|2008.03.21 14:23

▲ '물 사유화 저지, 사회 공공성 강화 공동행동'과 한국진보연대가 21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 산업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외치고 있다. ⓒ 선대식


"봉이 김선달 얘기는 황당하고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현실이다."

'물 사유화 저지, 사회 공공성 강화 공동행동'과 한국진보연대가 21일 오전 9시 반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 산업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들이 기자회견을 한 것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08년 제16회 세계 물의 날 행사 때문이다.

이 행사에서 한승수 국무총리는 "물 산업을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선진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통해 세계 물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 나가는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는 물 민영화의 문제를 지적하는 세계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물 민영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어 "UN이 정한 올해 세계 물의 날 기조는 '물과 위생(Sanitation Matters)'이다, UN 보고에 따르면 끔찍한 물 위생 시설로 인해 매년 20초 당 한 명꼴로 죽어나가고 있다"며 "물 사유화로 전 세계적으로 물 값 폭등과 물 위생의 하락이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전광훈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정부는 올해 사실상의 물 민영화 정책을 추진할 '물 산업지원법' 입법안을 내놓았다"며 "법안은 수도 요금 합리화 방안까지 포함하고 있어 수도를 인수한 기업의 이윤 보장을 위한 대대적 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의장은 이어 "물 민영화 정책이 비단 한국 국민들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법안에서 물 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막대한 국가적 투자를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물 산업 해외진출 전략은 세계적인 물로 인한 고통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류정순 빈곤문제연구소장은 "가스 요금을 안내면 끊기지만, 물 요금을 안내면 지자체에서 요금을 깎아준다"며 "물도 가스처럼 민영화되면 돈 없는 사람은 물도 먹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물 민영화를 막지 못하면 공기까지 민영화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의장은 "봉이 김선달 얘기를 물 팔아먹는 황당하고 우스갯소리로 여겼지만, 이제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 대운하로 한강과 낙동강이 오염되면, 기업들이 비용을 이유로 수도에 투자를 안 해 우리는 썩은 물은 마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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