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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4.9총선 판세분석] 전주 덕진

등록|2008.03.25 08:36 수정|2008.03.25 08:36
채수찬 의원이 빠진 ‘전주 덕진’의 4.9 총선구도는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현역을 밀어내고 통합민주당 공천자로 확정된 김세웅 전 무주군수와 무소속 이창승 코아그룹회장,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 평화통일가정당 김두현 후보, 한나라당 최재훈 후보 등 5명이 출마한다.

5명의 후보들 중 뚜렷하게 강세를 보이는 후보가 없다고 판단 될 만큼 백중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김세웅, 이창승 등 2파전 속에 염경석 후보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최재훈 후보와 평통당 김두현 후보 등은 이들 3인의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다소 떨어진다.

전주 덕진구는 지역상권 침체와 맞물려 35사단 개발기대감, 팔복동 구 공단 재정비 등의 개발의 요구가 강하게 요구되는 지역이다. 전주시내 대표적 상권이었던 인후동과 우아동 일대의 경우 인근지자체 출신 주민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변수가 크다.

김 후보는 무주군수 시절 태권도공원과 기업도시 유치과정에서 보여준 강한 추진력을 앞세우고 있다. 김 후보는 상인들을 중심으로 밑바닥 표를 주로 공략하는 등 자신의 전매특허인 밀어붙이는 ‘뚝심’으로 발품을 팔며 표밭갈이 한창이다.

하지만 그 동안 활동무대가 전주가 아니라는 점이 김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무주군수를 3번이나 역임한 인물이지만 전주권에서 무소속 이창승 후보에 비해 토종 지지기반이 다소 열세로 분석된다.

이창승 코아그룹 회장의 경우 지역 터줏대감으로 평가될 만큼 경제와 종교 활동 등을 통해 확보한 지지기반이 만만치 않다. 사돈인 최진영 전 도의원과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관승 친동생의 지원사격의 파괴력도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 1차 컷오프 탈락이후 일치감치 무소속 출마를 준비한 이 후보는 24일 이무영(전 경찰청장), 유성엽(전 정읍시장), 최진영(전 남원시장), 황 현(전 도의원), 강익현(전 도의원) 등 6명의 후보들과 함께 ‘전북민주연합’ 무소속 연대를 결성했다.

이 후보는 지난 95년 불미스러운 일로 전주시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13년간 절치부심 재기를 준비해 왔다. 조직과 자금에 있어서도 이 후보의 파괴력은 현역의원 이상의 영향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민주당 공천후보라는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있는 김 후보가 긴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후보와 이 후보의 팽팽한 2파전 구도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 염경석 후보의 약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며 제2의 인물의 부각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인물론이 유권자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을 때를 가정한 경우의 수다. 이 후보는 지난 95년 초대 민선시장으로 당선됐으나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돼 당선 수개월 만에 사장직을 자진사퇴하는 불명예를 경험했다.

김 후보는 최근 미성년자와 성추문 의혹이 시민행동 21이라는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다시 들춰지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김 후보 측은 “6년 전 조작된 사건으로 선거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공세를 그냥 무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선거가 끝난 뒤 강력 대응 할 방침이어서 선거 후 후유증이 예상된다. 민노당에서 분당된 진보신당 후보로 나선 염경석 후보는 군소정당 후보이상의 인지도를 지닌 인물로 통한다. 오랜 노동운동과 지방선거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17대 대선에서 민노당의 참패에 이은 분당사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표밭갈이 행보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한 노동운동 전력 등은 오히려 표심결집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공산도 크다.

유권자들은 17대 대선에서 도덕성 보다는 경제대통령의 인물론을 앞세운 이명박 대통령을 선택했고 18대 총선구도에서도 이 같은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 민노당에서 분당된 탓에 조직력이 완전 갖춰지지 않은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한나라당 최재훈 의원과 평통당 김두형 후보는 인지도 열세를 극복해야하는데 최대 선결과제다. 최 후보의 경우 정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지역정서의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평통당 김 후보 역시 인지도 한계가 최대 걸림돌이다.

특히 4.9총선에서 전북의 선거구도가 민주당 vs 무소속 연대로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역 내 지지기반이 전무한 한나라당 후보는 물론 군소정당 후보들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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