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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후보는 돈쓰는 것부터 다르구나

돈 살포로 공천 반납한 김택기 후보 자리에 최동규씨 공천 결정

등록|2008.03.25 16:32 수정|2008.03.25 16:54
어제(24일) 오후 5시 돈살포를 하다가 선관위에 적발된 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구에 한나라당 후보로 최동규 당원협의회위원장이 결정됐다.

한나라당은 총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오늘 4000만원에 달하는 돈살포 사건으로 공천을 반납한 김택기 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하고 최동규 전 강원도 행정부지사를 공천했다.

최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선 후보 선거에서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의 당원협의회위원장 자격으로 선거를 지휘했으며, 지난 번 공천심사에서 김택기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가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

사실상 지역의 조직을 장악했던 최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조직 이탈 등의 와해 조짐을 보였던 한나라당의 운동조직이 최 후보의 공천으로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정선 지역에서는 김택기 후보가 와해된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 하는 관측을 하면서 "역시 재벌 후보는 돈을 쓰는 쓰임새부터가 다르다"라고 돈 선거를 따끔하게 꼬집기도 했다.  김택기 후보는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동생이다.

한편 경찰은 돈 살포 현장에서 압수한 돈과 자금 전달에 사용되려 했던 명단 등을 파악해 실제로 돈 살포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떤 파장이 일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역 민심도 요동치고 있다.

지역의 유권자들은 아직도 돈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행태에 대해 "공명선거에 앞장서야 할 한나라당이 오히려 선거판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통합민주당 이광재 의원 측 관계자는 '짐작했던 일이 터졌을 뿐' 애써 태연한 척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이 의원측 관계자들은 최동규 후보가 공천을 받게 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따른 선거 대책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모습들이다.

최 후보는 민주당의 현역 의원인 이광재 후보와 한 판 승부를 벌어야 하지만, 돈살포 후유증으로 인해 상처받은 지역민들의 자존심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택기 후보의 낙마로 새롭게 선거판이 짜여진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의 선거 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지역 정가의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는 이광재 후보가 10%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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