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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통'한 여자핸드볼, 올림픽행 유력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최종 예선 3그룹, 한국 25-25 프랑스

등록|2008.03.30 11:07 수정|2008.03.30 11:08

▲ RW 우선희 ⓒ 국제핸드볼연맹(IHF)

경기 시작 6분만에 왼쪽 날개로 뛰던 안정화(대구광역시청)가 다쳐서 실려나가는 바람에 주춤했던 우리 연자핸드볼 선수들은 그나마 반대쪽에서 뛴 왼손잡이 트리오 덕분에 숨통이 트여 까다로운 상대 프랑스와 비길 수 있었다.

임영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30일 이른 새벽 프랑스 남부 도시 님에 있는 르 파르나스 코트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 3그룹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25-25(전반 14-13)로 비겼다.

이로써 1승 1무(62득점 48실점)를 기록한 우리 선수들은 예선 탈락이 확정된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베이징행 티켓을 쥐고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한국산 왼손잡이 트리오, 나란히 다섯 골씩 터뜨리며 큰 활약

지난 해 프랑스에서 열린 2007 국제핸드볼연맹(IHF) 세계여자선수권대회(2007. 12. 2~16) 마지막 날 5, 6위 결정전(12월 16일, 파리)에서 한국은 개최국 프랑스와 만나서 25-26으로 아쉽게 패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0여일이 지난 뒤 2008 베이징올림픽행을 결정짓는 최종 예선에서 다시 만난 두 팀은 또 하나의 명승부를 만들어냈다. 그 중심은 명복희, 최임정, 우선희가 주로 활약하는 오른쪽이 잡아주었다.

후반전 중반까지 두 골 정도 줄곧 앞서가던 한국은 7분을 남겨놓고 라이트윙 우선희와 라이트백 명복희가 연거푸 2분 퇴장의 징계를 받는 바람에 점수가 24-25로 뒤집어지기도 했다.

경기 종료 30초를 앞두고 프랑스의 마지막 공격이 이루어질 때는 거짓말처럼 지난 해 세계선수권대회 5, 6위 결정전 결과가 똑같이 점수판에 기록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순간 오영란(벽산건설)의 뒤를 이어 골문을 지킨 이민희(용인시청)의 감각적인 선방이 빛났다.

빨간 막대풍선 응원을 등에 업은 홈팀 프랑스의 공격 기세를 봤을 때 서너 골 차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25의 균형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두 문지기(오영란 7개, 이민희 4개)의 선방과 행운이 뒤따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프랑스의 간판 레프트백 허브레흐트 소피는 스텝슛, 점프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혼자서 7골을 던져넣어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쳤는데, 후반전 중반 우리 수비수의 반칙으로 얻은 7미터 던지기 상황에서 골대를 때리는 불운을 겪었다. 프랑스 선수들은 이 장면 말고도 네 차례나 더 골대를 때리는 바람에 스스로 찬물을 뒤집어쓴 꼴이 되었다.

또한, 왼쪽 날개 안정화의 경기 초반 부상으로 답답했던 왼쪽 공격에 비해 왼손잡이 트리오가 뛴 오른쪽 공격은 15골이나 이끌어내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비교적 가냘픈 체구이지만 핸드볼의 본고장 유럽에서 뛰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잘 알게 해 준 그녀들이었다.

후반전에만 들어와 뛴 명복희(5골, 오스트리아 히포방크)는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놓고 25-25를 만들어 놓는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고 허순영, 김차연과 함께 번갈아 가운데 수비 역할도 충실하게 해낸 최임정(5골, 덴마크 아르후스)은 중거리슛과 7미터 던지기로 그 이름을 알렸다. 아울러 세계적인 오른쪽 날개 우선희(루마니아 룰멘툴)도 프랑스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에도 불구하고 기습적으로 자리를 바꾸는 움직임을 자랑하며 5골을 터뜨렸다.

지난 해 8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한국 2위)에서 편파 판정에 치를 떨며 안방팀 카자흐스탄에게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내준 바 있는 우리 선수들은 국제핸드볼연맹의 결정에 따라 지난 1월 말 일본에서 재경기(한국 34-21 일본, ☞관련기사 바로가기☜ )까지 치러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하지만 아시아핸드볼연맹(AHF)의 노골적인 딴지 걸기는 이 사안을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져가게 했고 결국 여자부 결과만 원점으로 되돌려놓고 말았다. 이에 재경기까지 치른 바 있는 한국과 일본은 이번 최종 예선에 나가게 된 것. 그나마 우리는 조편성 운이라도 나쁘지 않아 본선 진출이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지만 일본은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와 함께 2그룹에 엮이는 바람에 베이징으로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이 경기를 끝내고 하루도 못 쉬고 21시간만에 다시 코트에 서야 하는 우리 선수들은 2패를 당하며 예선 탈락이 확정된 코트디부아르와 30일 밤 11시에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덧붙이는 글 ※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핸드볼 최종 예선 3그룹 결과, 30일 프랑스 님

★ 한국 25-25 (전반 14-13) 프랑스
- 한국 선수들 경기 기록
LW안정화1골,LW김남선2골,LB문필희2골,CB오성옥3골,PV허순영2골,RB최임정5골,RB명복희5골,RW우선희5골 // 문지기 오영란 선방 7개, 문지기 이민희 선방 4개

★ 콩고 27-26 코트티부아르

◎ 현재 순위
1위 프랑스 1승 1무(59득점 35실점, +24)
2위 한국 1승 1무(62득점 48실점, +14)
3위 콩고 1승 1패(50득점 63실점, -13)
4위 코트디부아르 2패(36득점 61실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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