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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화사한 진달래 동산으로 소풍 오세요!

부천 원미산 자락에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등록|2008.03.31 14:24 수정|2008.04.01 14:09
원미산 진달래꽃

ⓒ 조정숙


원미산은 부천의 주산(원미산 이외에도 멀미산, 장대산, 벼락산, 둔대산이 있다) 중 하나로, 서쪽에 자리 잡고 있다. 원미산이라고 불리게 된 것은 부평구 관아(현 인천광역시 부평구 계산동 소재)의 동헌에서 본 아침 해돋이 산세가 그지없이 선연했고 해질녘 노을에 반사된 산의 모습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라고.

원미산을 둘러싸고 있는 동을 살펴보면 서쪽이 원미동 남쪽이 소사동과 역곡동이다. 동쪽은 서울과 경계이고 북쪽은 작동· 여월동·춘의동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원미산은 집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자주 찾곤 한다. 요즘은 진달래꽃이 한창 유혹할 때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지난 일요일(30일), 오후 원미산을 찾았다.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시자 온갖 식물과 꽃들이 예쁜 모습을 뽐내기 위해 기지개를 켜며 꽃망울을 터트린다. 진달래는 아직 만개하지 않았지만 성급한 소풍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꽃망울을 터트리려하는 진달래꽃을 바라보며 탄성을 지른다.

부천 종합운동장 뒤편에 위치한 춘의동 원미산 해발 167m엔 9천평의 진달래꽃 동산이 소풍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진달래꽃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이번엔 좀 이른 봄날 휴일을 즐기기 위해 산을 올랐다. 중간 쯤에 있는 팔각정은 이미 많은 소풍객들로 북적었다. 도시락을 나눠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온갖 생명들이 꿈틀거리는 봄은 사람들의 마음에도 여유를 심어준다. 핸드폰 카메라에 꽃을 담고 있는 산책 나온 수녀님들의 얼굴도 분홍빛으로 물든다. 진달래꽃이 만개해 그늘을 만들고 있는 곳에는 부부가 다정하게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봄나물을 캐는 아낙네들도 보인다.

오래된 진달래꽃 나무사이로 할아버지와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도 보인다. 진달래꽃은 산을 찾는 이들에게는 가장 먼저 꽃소식을 알려준다. 굳이 구구절절한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도, 은은한 분홍빛이 그 어떤 꽃보다 정감 가게 만든다. 꽃길 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어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낭만이 있다.

이맘 때쯤이면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아버지를 위해 진달래 주를 담그시던 어머니께서는 진달래꽃을 한 움큼 쥐어주며 먹어보라고 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꽃잎 한 장 떼어 입에 물어본다. 어릴 적에 느꼈던 것처럼 조금 쌉싸래한 맛이 입안을 맴돈다. 봄 냄새가 봄바람 사이로 솔솔 난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원미산 진달래꽃 축제가 오는 4월 13일부터 열린다. 예년보다 쌀쌀했던 기온 탓에 일주일정도 늦게 진달래 축제가 시작된다. 매년 수십만 명이 진달래꽃을 보기위해 이곳을 다녀간다. 이곳에 오면 진달래꽃에 취하고 인심좋은 사람들의 사람냄새에 취해 돌아간다. 진달래동산 초입에 있는 김소월님의 진달래꽃 시비에 있는 시를 옮겨본다.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지르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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