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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꿈' 키워준 선생님!

등록|2008.04.01 13:46 수정|2008.04.01 13:46
퇴근하려고 교문을 막 나서려고 할 때 낯이 좀 익은 학생이 다가와 "선생님? 어떻게 공부하면 언어영역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어요? 비법을 좀 가르쳐 주세요" 하는 것이었다. 보아하니 우리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특별한 비법은 없고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며, 어휘력 향상, 장르적 지식과 배경지식의 습득, 질 좋은 문제풀이가 필수 요소임을 알고 학습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이런 정도로 답변을 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과연 이 대답이 1학년 학생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까 걱정이 앞섰다.

이렇듯 언어영역과 관련된 일이 있을 때면 잊지 못할 선생님이 생각난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학력고사 국어 점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비법의 소유자 경희수 선생님이시다.

오랫동안 고3 국어교과를 지도했던 경험과 창의적인 교수법으로 쉽게 가르쳤고, 대학 진학 지도도 열정적이었기에 우리 모두에게 우상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경희수 선생님께서는 이미 20여 년 전에 통합교육과정에 기초한 학습방법을 구안하여 국어교육에 적용했으며, 학생의 특기와 적성에 알맞은 맞춤형 진학지도를 한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학습방법에 신들린 듯이 공부하여 그해 대학입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지금 내가 국어교사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분의 가르침 덕분이다. 마흔을 넘기고 있는 내가 요즘 고3 담임으로서 학생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게 될 때면, 경희수 선생님의 멘토 역할을 어김없이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

선생님은 지금 곁에 없어도 선생님의 열정적인 제자 사랑의 영혼을 평생 간직하면서, 부끄럽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되겠노라고 다짐하게 된다. 경희수 선생님! 정말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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