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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영양가 많은 '고등어'

[요리] 소고기 맛이 나는 고등어 무조림

등록|2008.04.02 11:43 수정|2008.04.02 11:43
1일 저녁반찬을 사러  마트에 갔다. 마트에서도 가끔 재래시장보다 생선을 싸게 팔 때가 있기 때문에 생선코너를 둘러보았다. 그랬더니 삼치 큰 거 한 마리 5500원, 작은 거 한 마리 3700원, 갈치 먹을만 한 크기 한 마리 10000원, 오징어 한 마리 2000원, 생물고등어 작은 거 두마리 1980원이 아닌가. 삼치를 사러왔지만 너무 비쌌다. 삼치는 비린내도 안 나고 살도 많아 평소에 즐겨 먹는 생선이다.

하지만 삼치 가격을 보니 거의 두배는 오른 듯했다. 너무 많이 오른 생선가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몇가지 장을 보고 나서 계산을 하면 3만원~5만원 사이다. 하여 계산원한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다. "얼마 안샀는데 왜 이렇게 많지요. 꼭 도둑 맞은 것같아요."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오곤 한다. 그러면 계산원도 웃으면서 "요즘 주부들이 많이들 그러세요"라고 한다. 요즘 장보기가 정말 겁난다. 그래서 웬만하면 시장이나 마트를 자주 안 가려고 한다.

아무튼 생물고등어가 두마리에 1980원이라고 하기에 고등어를 사기로 했다. 좀 작기는 했지만. '그래 고등어는 싸고 맛있고 거기에 영양가도 많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1980원을주고 고등어 두마리를 샀다. 고등어는 비린내가 나기에 금세해서 먹는 것이 좋다. 칼로리 낮게 양념장을 넣고 조리기로 했다.

고등어조림 ⓒ 정현순

작은 고등어 두 마리에 무는 조금 두툼하게 썰어 넣어준다. 고추가루, 고추장(난 생선조림을 할 때 꼭 고추장을 넣는다), 설탕(설탕도 조금 넣으면 비린내도 덜 나고 부드러워지는 것 같다), 소주나 청주 조금, 양파, 마늘 넉넉히, 파, 후추, 소금, 진간장, 물을 넣고 조려준다. 중간불에서 조리다 약불에 10분 정도 조려준다. 생선도 강불에 급하게 조려 먹기보다는 약불에 뜸들이 듯이 조금 오랫동안 조려주면 깊은 맛이 난다. 가끔 친구들이 <오마이뉴스>에 음식이야기와 레시피을 올려 놓은 것을 보고는 "자기네 집에 가면 윤이 반짝 반짝 날 것같아"라고 한다. 난 "아니야. 나도 살림에는 별로 취미없는데. 그것은 살림한 경력이 오래되었으니깐 습관적으로 나오는 거야"라고 대답한다.  그래도 그들은 아닐 거라고 한다. 하기사 많은 사람들이 보는 사진을 먹다 남은 것처럼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긴 하다. 내나름 대로 신경을 써서 찍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음에 안들 때가 더 많다. 살림살이가 모두 오래돼, 사진을 찍어도 폼이 안날 때도 있다. 간혹 그걸 핑계 삼기도 한다.

무, 고등어조림.. ⓒ 정현순

아무튼 음식사진을 찍을 때는 다른 사진 찍을 때보다 신경이 더 쓰인다. 남편이 씻을 때 다시 한 번 생물 고등어조림을 약불에 따끈하게 데웠다. 다른 반찬을 모두 놓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등어조림은 맨 나중에 상에 올려놓았다.  살을 한점 베어 문 남편이 "꼭 소고기 씹는 맛이 난다"고 한다. 고등어와 함께 조린, 양념이 벤 무맛도 좋다. 채소와 생선의 만남은 입도 개운하게 해주고 비린내도 덜나게 해주는 듯했다.  요즘은 한자리에서 편하게 장을 보면 비싸게 먹을 수밖에 없는 듯하다. 생선 한 마리를 사더라도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야 조금이라도 싸게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전업 주부노릇하기도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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