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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정확성과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

등록|2008.04.02 21:06 수정|2008.04.02 21:06
취재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물론 알기 쉽게 전달하거나 사회의 공기로써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부의 홍수시대에 대응하느라 언론사가 많이 생겼다. 언론이 앞장서 정보를 전달하고, 사회를 비판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있으니 사회적으로도 참 좋은 일이다. 그런데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거나 소홀히 여기는 언론사가 늘어나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을 걱정하게 한다.   여러 번의 교정과정을 거쳐 독자들을 만나는 게 신문이다. 그런데 요즘 신문을 읽다보면 틀린 글자,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 속된 말들을 심심찮게 발견한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인줄 몰라 더 떳떳하고 당당한 철부지들을 보는 것 같다.   20면을 발행하는 한 지방지의 3월 28일자에서 왜 신문이 정확성과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하는지와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본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알고 있으면 유용한 한글 맞춤법도 공부해보자.  

깨끗히?‘깨끗이’가 맞는 말이다. ⓒ 변종만


글자의 크기로 봐 '깨끗이'를 깨끗히'로 잘못 써놓고도 당당하다. 아래의 한글 맞춤법 6장 제51항을 읽어보면 왜 틀렸는지 쉽게 이해한다.

〈부사의 끝음절이 분명히 '이'로만 나는 것은 '-이'로 적고, '히'로만 나거나 '이'나 '히'로 나는 것은 '히-'로 적는다.
1. '이'로만 나는 것 - 가붓이, 깨끗이, 나붓이, 느긋이, 둥긋이, 따뜻이, 반듯이, 버젓이, 산뜻이, 의젓이, 가까이, 고이, 날카로이, 대수로이, 번거로이, 많이, 적이, 헛되이, 겹겹이, 번번이, 일일이, 집집이, 틈틈이
2. '히'로만 나는 것 - 극히, 급히, 딱히, 속히, 작히, 족히, 특히, 엄격히, 정확히
3. '이, 히'로 나는 것 - 솔직히, 가만히, 간편히, 나른히, 무단히, 각별히, 소홀히, 정결히, 과감히, 꼼꼼히, 심히, 열심히, 급급히, 답답히, 섭섭히, 공평히, 능히, 당당히, 분명히, 상당히, 조용히, 간소히, 고요히, 도저히〉

미끄덩이해하기 쉬워야 좋은 말이다. ⓒ 변종만


우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미끄덩’으로 표현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미끄덩’은 ‘미끄덩거리다’의 어근, ‘미끄덩거리다’는 ‘몹시 미끄러워서 넘어질 듯 자꾸 밀리어 나가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선동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이 독자들로부터 눈길을 끈다는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 하지만 준우승 자체로도 박수 받아야 하고, 학생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목을 써야 한다. 이해하기 쉬워야 좋은 말이다.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고, 아쉽게 준우승’, ‘정상 문턱서 희망 발견한 **고’ 등의 제목이어야 한다.

뿔났다?속된 말은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 변종만

  엄마가 뿔났다. KBS 2TV, 주말연속극의 제목이다. ‘뿔났다’는 화가 난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러니 굳이 설명을 해주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은 ‘엄마가 화가 났다’는 것을 안다.   신문에서는 속된 말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주말연속극의 제목으로 감칠맛을 내던 ‘뿔났다’가 신문의 제목으로는 왠지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유행가도 아닌 ‘뿔났다’를 같은 날 한 신문에서 두 번이나 큰 글자로 만나면 더욱 그헣다.   많을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맡겨진 역할을 제대로 하는 언론들이 많아야 한다. 정보의 홍수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언론들이 멋이 풍기고 맛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말과 글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미디어다음과 뉴스보이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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