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령 "이명박에게 힘을...언니와는 상의 안했다"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한나라당 충북 선대위장 맡아...박근혜 압박 시각도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동생인 박근영 육영재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뒤 충북 충주에 출마한 윤진식 전 장관과 당사를 나서고 있다. ⓒ 유성호
박근혜와 박근령. 박정희 대통령의 두 딸은 18대 총선에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한나라당은 충북지역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을 임명했다. 박 이사장은 앞으로 충북에 머물며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결국 박 이사장은, 공천 결과에 반발해 일체의 지원 유세를 하지 않는 언니 박근혜 전 대표와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이어 박 이사장은 "언니 박 전 대표와 의논하지 않고 혼자 내린 결정"이라며 "언니도 나의 결정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동생인 박근영 육영재단 이사장이 4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 선대위원장직을 맡아 지원유세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물론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 지역정서에 호소할 수는 있다. 박 이사장도 기자회견에서 "지도부에서 아마추어인 나를 충북 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어머니 고향인 옥천이 포함된 것에 대한 배려"라며 "충북 지역은 어머니의 정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충북 8개 선거구에서 한나라당이 우세를 보이는 곳은 두 곳이다. 반면 통합민주당 후보는 3곳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박 이사장은 윤진식 후보가 출마한 충주에 머물며 선거운동을 도울 방침이다. 윤 후보는 최근까지 민주당 이시종 후보에게 크게 뒤진 것으로 나왔다.
박 이사장이 한나라당 후보들 지원에 나서면서 정작 난처해진 것은 언니 박 전 대표다. 박 전 대표는 처음부터 18대 총선에서는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는다고 천명했다. 현재 접전이 벌어지는 지역이 많지만 폭발적 대중 동원 능력을 갖고 있는 박 전 대표는 꿈쩍도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박 이사장을 중용한 건 득표보다는 박 전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박 이사장은 박 전 대표와 사이가 그리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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