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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아프시는 아버지, 기력 다 된 탓일까?

건강하셔야 할 텐데, 멀리서 걱정이 많습니다

등록|2008.04.08 14:12 수정|2008.04.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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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농촌은 모내기 준비 한창5월이 되면 모내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4월이 되면 볍씨를 틔우는 등 농촌은 무척 바빠집니다. 연로하신 부모님들에게는 자식들의 힘이 필요할 때이기도 하고요. ⓒ 장희용


꽃도 활짝 피고 사람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이제 완연한 봄이네요. 이렇게 봄볕 따뜻한 4월이 되면 농촌은 무척 바빠진답니다. 논도 갈고, 밭도 갈고, 논에 두엄과 비료도 내고, 고추모도 키워야 하고, 모내기를 위해 볍씨 싹도 틔워야 하고….

그래서 4월에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주 시골에 가야 합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연로하시고 기력이 없으시니, 예전에는 당신들께서 할 수 있었던 비교적 쉬운 일도 못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가서 도와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한식 차례도 있고, 소 먹일 짚도 비닐하우스에 옮겨 놓고, 볍씨 싹도 틔워야 했기 때문에 시골에 갔다 왔습니다. 아마 이번 주에는 싹이 튼 볍씨를 모판에 옮겨심기 위해 또 가야 할 것 갔습니다.

아버지는 매번 제가 갈 때마다  "너도 에미랑 애들 데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어디 놀러도 가고 그래야 할 텐데, 만날 시골 오느라고 그러지도 못하고" 하시면서 미안해하십니다. "기름 값도 비싼 데 만날 이렇게 오면 돈 많이 들겠다"면서 걱정 아닌 걱정도 하십니다.

뭐, 솔직히 그럴 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꽃구경도 가고 소풍도 가는 데, 저는 매주 시골에 가야 하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기름 값이 많이 올라서 돈이 예전보다 더 많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보다도 매번 부모님 뵐 때마다 정말 마음이 좋지를 않네요. 그래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많이 고단한 일이 아닌 작은 일들은 당신들께서 하실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전혀 일을 못하세요.

아버지와 어머니를 뵐 때마다 '얼마나 기력에 부치면 이제 이런 것도 못 하실까'하는 생각을 하면 어떤 때는 가슴이 많이 아프기도 해요. 이제 80을 앞두신 분들이니 얼마나 이 자식 곁에 있어줄까 하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요.

특히 아버지가 큰 걱정입니다. 자꾸만 아픈 곳이 많아지네요. 고혈압에, 심장판막에, 전립선 비대증에, 요즘은 면역력이 약해져 나타나는 병까지 앓으십니다. 그래서 매일 매일 병원에 가시는 데, 그 병이 잘 낫지 않는다고 하네요.

기력이 다 된 탓일까요? 건강하셔야 할 텐데, 멀리서 걱정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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