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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협 1·2·3기 의장 모두 낙선... 386의 몰락? 민주당 회생 발판 마련, 민노-창조당 '희망의 싹'

등록|2008.04.10 03:23 수정|2008.04.10 09:31

▲ 18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을 지역구에 출마한 임종석 통합민주당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성동구 상왕십리역 인근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패인? 노무현 정부로부터 어떠한 특혜도 받지 못했는데, 여러 혜택을 입었다고 오해받았기 때문이다."


한양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를 맡고 있으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을 이끌고 있는 신동호(전대협 초대 문화국장·43)씨는 통합민주당 이인영·오영식·임종석 의원의 낙선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신씨는 3명의 의원들과 '호형호제' 하는 절친한 사이.

신씨의 분석에 의하자면 전대협 의장 출신인 이들 세 의원이 이번 18대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가장 큰 이유가 한나라당이 '안정론'과 함께 내세운 '심판론'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인영(전대협 1기 의장), 오영식(2기 의장), 임종석(3기 의장) 의원이 유권자의 뇌리에 각인된 '심판받아야 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이미지를 떨치지 못한 것이다.

이 세 현역의원은 성동을(임종석), 강북갑(오영식), 구로갑(이인영)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각각 900~2800여 표차로 패배했다. 1~5%p 차이의 근소한 차이지만, 어쨌건 이들 모두가 18대 국회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들은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을 거치며 대변인과 공천심사위원·원내수석부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당내에서도 나름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었고, 신뢰 또한 잃지 않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세 낙선 의원 모두가 마찬가지겠지만, 지난 16·17대 총선 성동을 지역구 선거에서 연이어 승리한 임종석 의원의 경우 여론조사 공표 기간 이전에 발표된 지지율 조사에서 5~6%p 가량 앞서고 있었기에 이번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클 듯 하다.

전대협은 노무현의 적자?... '지역구 관리'에 발목

지난 2일 이른바 '18대 총선 격전지'로 분류된 성동을 지역구를 찾아 임종석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진 한나라당 김동성 후보를 만났었다.

당시 지지율 조사 이야기를 전하자 김 후보는 대뜸 "그것은 이미 오래 전 수치"라며 "당과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6%p 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다"고 단언했다. 결국 그 말이 허세가 아니라 현실이 된 셈이다.(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4.91%p)

김동성 후보는 ▲지역구 관리 소홀 ▲주민과의 스킨십 부족 ▲친북좌파 이미지'를 임 의원의 약점으로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평소에 지역구를 챙겨주지 못한다는 비판은 현역의원이 질 수밖에 없는 짐"이라고 말했다.

▲ 강금실 통합민주당 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북구 중앙시장을 방문하여 지역상인들에게 강북갑에 출마한 오영식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이인영 의원의 경우에도 지역구에서 "사람 좋다"고 평판이 자자했던 아내의 적극적 조력에 힘입어 상대인 한나라당 이범래 후보와 막판까지 물고 물리는 접전을 펼쳤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1%p의 득표율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오영식 의원은 그동안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른 결과가 나와 충격이 더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보수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우향우 경향'과 '도덕적이고 능력 있다고 믿었던 학생운동권 출신 의원도 다른 의원들과 별다르지 않더라'는 유권자의 실망감, 여기에 신동호씨의 해석처럼 '노무현정부 심판론'이란 덫에 걸려 이들은 끝내 좌초했다.

이번 선거에선 이들 세 의원 외에도 '386 세대'로 묶어낼 수 있는 많은 통합민주당 의원들이 패배의 쓴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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