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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 순화시켜주고 즐거움 주는 전시회

[리뷰] 신미혜 사진전 'Still Lifes'

등록|2008.04.11 09:14 수정|2008.04.11 09:14
시각예술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와 더불어서 작가의 작품제작과정도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최종생산물에서 명료하게 작가의 표현의도가 드러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정물사진에서는 그 결과물의 외형적인 느낌이 보는 이들의 감성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그 작품의 당위성이 의심받게 된다. 정물사진은 작가가 조명을 잘 제어하고 세련되고 능숙한 카메라테크닉으로 사진 찍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작품의 소재를 선택하는 작가의 안목도 작품의 완성도를 보장하는 중요한 항목 중에 하나이다.

▲ ‘Still Lifes’ ⓒ 신미혜


신미혜는 다양한 느낌의 병을 찍었다. 이번 전시회에 발표 하는 작품의 소재는 투명한 병과 불투한 병외에도 컬러도 블루부터 무색채 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의 느낌은 강렬하기 보다는 차분하고 정서적으로 느껴진다. 병의 크기도 일정하지 않고 다양하고 소재의 배치도 불규칙적이다.

▲ ‘Still Lifes’ ⓒ 신미혜

▲ ‘Still Lifes’ ⓒ 신미혜


작가는 파격적이고 과감한 앵글과 프레임을 선택하여 표현대상에 접근 하지는 않았지만 세련된 조명의 선택과 성숙된 카메라 워크를 바탕으로 보는 이들의 감성을 일깨워주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 하였다. 특별하게 철학적인 주제를 전달하는 최종 결과물은 아니다. 하지만  보는 이들의 정서를 순화 시켜는 주는 느낌을 준다. 그래서 폭 넓게 공감대를 형성 하는 결과물이 되었다.

▲ ‘Still Lifes’ ⓒ 신미혜


현대사회는 감각적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이다. 그래서 웬만큼 자극을 받아서는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그 결과 시각이미지를 생산하는 작가들은 운신의 폭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생산 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특별하고 감각적인 이미지가 넘치는 시대라고 하더라도 작가 자신의 뚜렷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미지를 생산 한다면 그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신미혜의 정물사진은 표현방식이나 소재가 새롭고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 결과물에서 작가로서의 진정성과 사고의 깊이가 느껴지므로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다. 동시대인들의 정서를 순화시켜주고 즐거움을 주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2008년 4월 3일 ~ 4월 27일 트렁크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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