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생 혜진·예슬양 유괴·살해사건 피의자 정모씨가 11일 구속 기소됐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홍우)는 11일 "혜진·예슬 양 살해 사건 피의자 정모(38)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상 영리약취·유인 등의 법률 위반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의 강간 등 살인, 사체 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구속 기소사유는 지난 2007년 12월 25일 오후 5시 30분쯤 혜진·예슬 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성폭행을 시도했으며 이후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 차례로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 수원시 호매실 부근 야산과 시화호 주변 군자천에 각각 은닉한 혐의다.

<연합뉴스> <뉴시스>에 따르면 정병두 1차장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정씨는 지난 10여년간 각종 음란동영상 이외에 '스너프' 동영상 70편을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반복시청해 영향을 받은 상태에서 성탄절 저녁 외로움과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충동으로 두 어린이를 유인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또 검찰조사에서 '스스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충동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최상섭 공주치료감호소장의 정신감정결과 정씨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진단되고, 성적 가학증 및 소아기호증이 의심된다"며 "그러나 사물 변별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범행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정씨는 아버지의 구타 속에서 성장했고 부모가 이혼한 상태였다"며 "2명과 동거하는 등 여성들과 여러 차례 교제했으나 모두 헤어졌고 그 과정에서 여자에 대한 심한 배신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 2004년 7월 실종됐다 시신으로 발견된 군포 정모 여인 실종 사건과 관련해 정씨가 자신이 정 여인을 살해했다고 자백했으며, 발견된 유골에 대한 DNA 대조 결과 시신이 정 여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지난 2004년 7월 정 여인을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토막 내 군포 호메실동과 자신의 집 뒤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두 어린이를 만난후 시신을 처리하기 12시간이 걸렸고 시신 훼손에 각각 30분이 걸리는 등 범행과 그 뒤처리가 신속한 것으로 미뤄 추가 범행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여죄, 공범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14차례 영상조사, 정신감정, 모든 참고인 재조사, 렌터카 운행(179㎞) 실측조사 등을 벌였다"며 "두 어린이 사건과 군포 정 여인 사건 집중 수사로 나머지 사건에 대한 깊이있는 수사는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정씨 집에서 의류와 머리카락 등 1톤 트럭 분량을 압수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하여 정밀분석해 최근 5년간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부녀자 연쇄 실종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또 국과수 유전자 감식으로 드러나 군포 정모(당시 44세) 여인 살해사건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여죄 여부에 대해 수사를 계속해 혐의가 드러날 경우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지금까지 알려진 군포 50대 여성 성폭행 사건 이외에 추가로 안양에서 50대 여성에 대해 성폭행을 시도하려던 사실이 피해자를 통해 드러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