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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산 쑥에도 봄 기운이 쑥쑥!

환절기엔 바로 이 맛, 쑥국 속에 봄이 물씬해요

등록|2008.04.11 19:48 수정|2008.04.11 19:48
환절기라 그런지 몸이 자주 아프다. 아침에 식구들을 학교로 직장으로 보내고 나서는 한 숨씩 자고 일어나야 그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요즘이다. 비가 온 뒤로 동네 가까운 산은 푸른 기운이 더 생생하고,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도 온통 꽃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언제나 이맘 때면 산이나 들로 나가 쑥을 캤는데, 지금은 마음 뿐이다. 언 땅을 박차고 올라오는 쑥이 지천으로 깔려있는 뒷산엔 쑥을 캐는 아낙들이 언제나 한둘씩은 보인다. 어디서나 '쑥쑥' 잘 자란다고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는 쑥.

쑥 캐러가는 일은 조금 미뤄두고 마트에 가서 포장된 쑥을 사왔다. 햇쑥으로 끓인 쑥 된장국이 먹고 싶었다. 고추장 조금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여먹으면 노곤해진 몸도 쑥 일어날 것 같다.

시어머니는 쑥국이나 냉이국을 끓일 때면 언제나 콩가루를 찾았다. 쑥을 콩가루에 버무리듯 살살 묻혀 팔팔 끓는 국물에 얹히듯이 끓여낸 국은 국물맛이 구수하고 진했다. 콩가루가 따로 없으니 나는 쌀뜨물로 대신했다.  

쑥은 냉한 속을 덥혀주고 피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 쑥개떡으로 입을 달랬던 사람들에게 쑥은 음식도 되고 약도 되었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참 고맙게도 공평하다. 허기져서 아무거나  뱃속에 집어넣으면 그 어지러운 속을 해독하는 작용도 쑥이 했던 일이다.

쑥국 한그 릇 먹고 나니 기운이 쑥 올라오는 기분이다. 우리 몸에 보약이 따로 없는 봄나물 봄쑥. 더 늦기 전에 쑥캐러 가야겠다.    

 

▲ 받아놓은 쌀뜨물에 멸치 서너마리 넣고 국물준비. ⓒ 한미숙

 

▲ 마트에서 포장쑥을 사보기는 처음이다. 쑥 2070원어치다. 아무리 흔한 것도 돈 주고 살 때가 있다. 쑥향기는 여전히 진하다. ⓒ 한미숙

▲ 쑥을 넣고 고추장과 된장을 얼개에 올려 꼼꼼하게 걸러준다. ⓒ 한미숙

▲ 끓으면 마늘 조금 넣고 바로 먹을 수 있는 단순소박한 쑥국. ⓒ 한미숙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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