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화성서부경찰서 이름만 경찰서?

유치장, 숙직실 민원 위한 홈페이지도 없어

등록|2008.04.13 10:21 수정|2008.04.13 10:21

▲ 지난 4일 컨테이너 건물로 개청된 화성 서부경찰서 11일 오후 모습. ⓒ 최대호

지난 4일 문을 연 화성서부경찰서(서장 김정섭)가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추고 있지 않아 직원들의 불편은 물론 경찰서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전국 최초로 컨테이너 건물로 급조된 화성서부서에는 경찰서의 필수 조건인 유치장이 없는 데다 홈페이지도 마련돼 있지 않아 이름만 경찰서라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화성 서부지역 인구 16만9천여 명의 치안을 담당할 화성서부경찰서는 임시청사로 사용될 B전자 회사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컨테이너 건물 13개 동(3355㎡)을 사용할 예정이다.

그러나 컨테이너 건물에는 직원들이 사용할 화장실을 비롯해 숙직실, 상황실, 식당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직원들은 숙직시 정문 초소를 이용해야 하며 상황실도 컨테이너 안에 마련돼 있다.

또 경찰서가 외딴 곳에 입지함으로써 인근에 식당이 많지 않아 식사시간이면 삼삼오오 모여  차량을 이용해 외부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모두 15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컨테이너 건물은 일반 건물과는 달리 환기시설 및 화재, 우천시 불편은 물론 하절기 무더위 등에 극히 취약하다.

따라서 각종 수사, 치안, 민원처리 등 격무에 시달리는 경찰관의 특성상 상당한 불편이 예상돼 결국 사기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영장이 발부된 입감자들을 유치하는 유치장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수사도 어렵다.

입감자가 발생하면 수원서부경찰서로 보냈다가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다시 화성서부서로 데리고 와야만 한다. 게다가 시민들이 제보를 하거나 주요 민원을 처리하는 창구인 경찰서 홈페이지조차 개설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애매한 경찰서 상태는 임시청사 리모델링이 끝나는 6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신남동의 김모씨는 “대불공단 전봇대 뽑는 것도 아니고 시민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하는 일을 맡고 있는 경찰서를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컨테이너로 급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어디 좀도둑이라도 제대로 잡겠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경찰서 관계자는 “컨테이너 건물로 인해 사실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하지만 개서 직후부터 본격적인 치안 업무에 돌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서부서는 오는 6월경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임시청사로 이전할 계획이며 서부서 본청사는 화성시청 인근 신남동 산 80-2번지에 2009년 10월 경 준공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화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