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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서예로 다시 태어난 한국의 애송시

오는 23일부터 봉국사 주지 효림 스님, 순한글체로 전시

등록|2008.04.15 18:36 수정|2008.04.15 18:36

임효림 스님의 순한글 서예전오는 23일부터 인사동 하나로 갤러리에서 100여점의 한국의 애송시 및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 효림


한국의 애송시가 효림 스님 순한글 서예로 만난다.

오는 23일부터 서울 인사동 '하나로 갤러리'에서 전시될 '임효림 한글서예전'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용운, 김소월, 김수영, 정지용, 심훈 시인 등의 주옥 같은 애송시를 임효림 스님의 정겨운 붓글씨로 만날 수 있다.

한국 근현대의 유명시를 화선지에 옮긴 대표적인 시로 한용운의 <님의 침묵>, 김소월의 <산유화><진달래꽃>, 유치환의 <행복>, 윤동주의 <봄>, 타고르의 시, 조지훈의 <낙화>, 김수영의 <풀> <푸른하늘>, 김광균의 <설야>, 심훈의 <그날이 오면>, 김남주의 <노래>, 정지용의 <호수>, 박목월의 <청노루>, 이은상의 <사랑>,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등이며, 순한글 국문체로 만날 수 있다.

특히 신경림·고은 시인의 곱고 아름다운 시구를 포함해 이상국의 <리필>, 이은봉의 <무화과>, 공광주의 <소주병>, 조오연의 <봄><아득한 성자>, 유종순의 시 등 현직 시우(詩友)들의 대표시, 그리고 효림 스님의 자작시 <광대>, <북>, <지금은 고독할 때>, <사랑>, <도라지꽃>와 각종 법어나 선시 등도 함께 선보인다.

임효림 스님의 순한글 서예전심훈의 '그날이 오면'을 효림 스님이 쓴 순한글 서예. ⓒ 효림


전시회 전인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신안촌 한 음식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효림 스님은 "시를 소재로 한 서예작품이 대부분 한문으로 돼 있고 중국 당송시절의 한시들뿐"이라며 "우리의 아름다운 시들을 멋스러운 한글 서예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효림 스님그는 사회운동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 김철관

또 "글 쓰는 솜씨는 좀 어설프지만 평소 존경하는 시인들의 아름답고 좋은 시를 표현해봤다"며 "전시회를 통해 좋은 시를 다시 한번 감상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작품 대부분은 작년 겨울에 쓴 서예로 심오한 내용들이 많다"면서 "이번 전시회가 끝나면 서울을 주제로한 테마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서예전 기획실의 한 관계자는 “고승대덕의 시나 범부의 시 모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나란히 모아 스님의 정겨운 글씨로 평등하게 보여준다”며 “스님 글씨로 화합과 평등과 자비를 읽을 수 있도록 하려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효림스님은 작업노트이다.

"한문 글씨를 쓰는 사람들은 거개가 한글을 쓰지 않는다. 격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크리라. 우리 글로는 폼이 나지 않거나 폼을 잡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한글은 모든 사람들이 쉽게 배울 수 있어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표현하고 남의 생각을 참답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한글이 뛰어나고 아름답다. 모든이가 쉽게 알아듣고 이해해, 그래서 자비와 환희심이 나는 언어, 이것이 곧 부처님의 마음이요. 부처님의 말씀이다."

효림 스님봉국사 문턱에 앉아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효림 스님 ⓒ 김철관

경기도 성남에 있는 봉국사 주지인 효림 스님은 1968년 출가해 승려가 된 뒤 전국 선원에서 운수납자로 수행했고,-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 반부패 국민연합 공동의장, 조계종단개혁위원장, 범승가종단개혁추진회 집행위원장, 불교신문사 사장,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했다. 현재 실천불교전국승가회 공동의장이다.

그는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 그루의 나무올시다’ 등으로 계간 <유심>지 복간호 신인상을 받았고, 시집 <흔들리는 나무>, <꽃향기에 취해>있고, 산문집으로 <그 산에 스님이 있었네>, <그 곳에 스님이 있었네>, <만해 한용운의 풀뿌리 이야기>, <49재란 무엇인가>, <기도 잘하는 법> 등이 있다. 최근 전태일문학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100여점을 선보일 '임효림 한글서예전'은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열리며,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6시 30분, 일요일은 오전 10시 30분부터 6시까지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봉국사(031-755-0329)나 하나로갤러리(02-720-4646)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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