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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사 폐수 무단 방류로 물고기 떼죽음

모래무지 살던 맑은물 순식간에 '죽음의 하천' 돼

등록|2008.04.17 12:19 수정|2008.04.17 12:19
떼죽음한 물고기들

ⓒ 이재형



요즘 보기드물게 깨끗해 농민들이 천렵을 하며 쉬던 냇물이 무단방류한 돼지 똥물로 죽음의 하천이 돼버렸다.

지난 11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상하리 J모씨의 돈사(2000두규모)에서 무단 방류한 오폐수가 효교천으로 유입됐다.

하천일대에 사는 창정리, 용동리 주민들은 이날 이후 3~4일이 지나도록 악취가 진동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닥이 환히 비치던 맑은 물이 검은 똥물로 변하고 물고기가 허옇게 배를 뒤집고 떠오르자 경악한 주민들은 군에 신고했다.

이 마을 주민 인 아무개씨는 "여기는 모래무지, 끄리, 자라가 사는 예산군내에서 가장 맑고 깨끗했던 물이다. 그런데 이제 끝났다. 똥물 버린 농장에서 여기까지 3km 떨어졌는데 이 일대가 이 정도면 하천은 되살릴 수 없다는 얘기다"라며 한탄했다.

그는 또 "군에 전화했더니 '신고 접수됐다'고만 하더라. 비가 온다는 예보를 듣고 버린 게 분명하다. 이 정도면 작정하고 범죄를 저지른 것 아니냐. 이건 벌금 물리고 끝날 일이 아니다. 아예 농장을 폐쇄해야 한다"라고 주장한 뒤 "사실 이건 예고된 재앙이다. 2년 전에 대규모 돈사가 들어선다기에 주민들이 그렇게 반대했는데도 '법적으로 하자 없다'면서 허가를 해주더라. 그랬으면 관리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 이거 누가 책임질 거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예산군청 환경보호과에 따르면 “위반사항을 접수하고 현장을 확인했으며 배수로 청소 등 개선명령을 내린 뒤 돈사 주인을 예산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담당공무원은 "오폐수가 액비탱크에서 퇴비사로 이송중 관리소홀로 하천에 1~2㎥가량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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