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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정책 거둬라"

녹색교통, 정부 고속도로 통행료 50% 인하 정책 개선안 비판

등록|2008.04.17 18:19 수정|2008.04.17 18:19

▲ 국토해양부는 2.5톤 미만 화물차 16인승 이하 승합차 및 3인 이상 탑승 승용차에 대해 출퇴근시간대(오전 5-7시, 오후 8-10시) 고속도로 이용시 통행료 50%를 내리는 유료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했다. ⓒ 조경국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이 정부의 고속도로 통행료 50% 인하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국토해양부는 2.5톤 미만 화물차, 16인승 이하 승합차 및 3인 이상 탑승 승용차에 대해 출퇴근시간대(오전 5-7시, 오후 8-10시) 고속도로 이용시 통행료 50%를 내리는 유료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을 16일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2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감면대상이 출퇴근시간대 대부분 통과 차량이었던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대폭 물러난 조치다. 감면 대상을 영업용 차량과 다인승 차량 등 일부 차량으로 조정한 것. 하이패스나 전자카드 이용 차량만 혜택을 보는 것은 이전과 같다.

지난 3월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이 드러난 뒤, 여러 시민단체는 에너지 소비 증가, 교통량 증가 등이 있을 것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환경부와 서울시 또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그에 맞춰 새롭게 개선한 안이다.

그러나 당시 가장 거세게 비판했던 녹색교통운동은 이번 조치가 가장 중요한 문제를 외면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거두지 않았다. 당시 가장 큰 잘못이라고 지적한 것은 다름 아닌 통행료 인하 정책. 이번 조치는 통행료 인하 정책은 여전한 채 대상만 줄인 것이기 때문에 미봉책이라는 비판이다.

자동차 통행자들에게 당근을 주는 정책이 아니라 적극적인 교통수요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녹색교통운동은 다인승 차량에 대해 인센티브를 준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체계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카풀제도가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전 실패 사례를 연구해서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 녹색교통측에서는 다른 사람과 자동차를 함께 쓰기 싫어하는 개인주의 문화, 범죄에 대한 불안감 등 카풀을 거부하는 심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 등 사고처리 문제, 카풀 탑승자를 찾기 위한 정보공유 문제 등에 대해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현재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정책들이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속도로 버스 전용차로 대중교통 우선 정책과 자동차 통행량이 기준치를 초과할 때 제재를 가하는 자동차 통행 총량제 등 자가용 이용 억제 정책과 이번 정책이 배치된다는 것.

녹색교통측에서는 '자가용 이용 억제'라는 관점에서 전체 교통정책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자동차 통행 총량제, 광역급행버스 면허제 등 승용차를 억제하고 대중교통을 우대하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은 만큼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녹색교통측은 광역급행버스 면허제 등 대중교통 우선정책은 방향이 옳고, 경차 유류세 환급 등 경차 우대 조치도 한시적으로 적극 지원할 정책이라며 긍정 반응을 보였다. 출퇴근 시간 버스 운행속도를 대폭 높이기 위한 조치로 오산 IC~서초IC 구간(40.4km) 평일 버스전용차로가 7월 1일부터, 경차 환급용 유류세 환급은 5월 1일부터 시행될 계획이다.

녹색교통운동 송상석 팀장은 "유류세 인하나 통행료 감면은 (표를 얻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었다고 본다"면서 "부담이 있겠지만 억제 정책과 우대 정책을 섞어서 가는 것은 정책 일관성이나 정책 신뢰도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하루 빨리 통행료 감면 조치 철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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