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위해 이 고생을 하는지 원..."
연기군민체육대회 어머니 배구단, 아마추어지만 프로다운 투혼 발휘
▲ 어머니 배구대회관중석에서 바라다본 경기장 모습 ⓒ 이인옥
20일, 오전 9시부터 연기군민체육관에 모여든 어머니 배구단. 단체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나름 멋있습니다. 각 면을 대표하여 이곳에 모인 어머니 배구단은 말 그대로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된 팀들입니다. 그러나 면을 대표하여 나온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가 대단한 모습입니다.
▲ 아자 아자 파이팅!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 이인옥
첫 게임은 소정면과 전동면의 열전이 펼쳐졌는데 누가 봐도 어느 팀이 이길 것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실력 차이가 났습니다. 한쪽은 서브에서부터 공격까지 다양하게 구사하는데, 다른 한편은 서브 리시브조차 전혀 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질 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그들의 파이팅을 지켜보며, 역시 어머니는 위대하고 아줌마는 강하다는 표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따라주지 않는 몸일지라도 그 몸을 던져서라도 공을 받아 치려는 열성이 곳곳에서 느껴졌으니까요. 사실 실력 차이야 미리 팀을 구성해서 연습한 팀과 농사짓다 갑자기 어머니 배구단을 구성한 팀의 차이일 뿐이니까요.
▲ 서브공격서브를 넣는 모습 ⓒ 이인옥
관중석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의 열기도 대단합니다. 좀 긴장은 되었지만 연습 때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라 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어느 고등학교 체육관을 빌려서 밤에 연습할 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시퍼렇게 멍든 팔뚝을 들여다보며 한 어머니가 "누굴 위해서 한밤중에 나와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어느 어머니가 연기군과 국가를 위해서 고생하는 거라고 합니다. 그 말에 폭소가 쏟아졌습니다. 웃으면서 거창하게 동네 배구에서 무슨 국가까지 나오느냐더니, "그래 맞다! 연기군과 국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며 파이팅을 외치던 모습, 그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 작전회의필승을 다지는 선수들의 모습 ⓒ 이인옥
▲ 파이팅!작전타임중 파이팅!을 다짐하는 선수들 ⓒ 이인옥
▲ 파이팅!어머니 배구단의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 이인옥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 전업주부, 농사를 짓는 어머니,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어머니로, 아줌마로 살아가며 어머니 배구단으로 활약한 그녀들. 몸은 비록 예전 같이 따라주지 않지만 마음만은 학창시절 팔팔 날던 그 시절로 돌아가 최선을 다한 만큼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이 땅의 위대한 어머니로, 강한 아줌마로 열심히 살아갈 것입니다.
어머니 배구 파이팅!
덧붙이는 글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