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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금열쇠 받고 간판 내린 삼성특검

[현장] 조준웅 특검 "여러분이 열심히 해주셔서 이나마 결과"

등록|2008.04.23 12:53 수정|2008.04.23 15:31

▲ 조준웅 특검은 23일 해단식에서 "삼성 특검은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라 처음에는 어떻게 풀려나갈지 걱정이 많았는데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이나마 결과가 나왔다"며 특검팀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 이경태


▲ 23일 삼성 특검 해단식에서 조준웅 특검이 특검팀원에게 기념패를 전달하고 있다 ⓒ 이경태


조준웅 특검팀이 23일 오전 11시 공식 해단식을 갖고 해체했다.

조 특검은 이날 "이번 특검은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이라 처음 출발할 당시 어떻게 수사가 풀려나갈지 걱정이 많았는데 여러분들이 열심히 해주셔서 이나마 결과가 나왔다"며 특검팀의 노고를 치하했다.

조 특검은 이날 수사를 함께 했던 직원들에게 일일이 기념패를 전달하고 악수를 하는 등 최장 105일의 수사를 자축했다. 조 특검도 직원들로부터 기념패와 37.5g(10돈)의 행운의 열쇠를 전달받았다.

기념사진 촬영을 끝으로 해단식을 마치고 나서는 조 특검에게 기자들이 삼성 쇄신안에 대해 질문을 던졌지만 조 특검은 답변을 피한 채 사무실로 올라갔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결과 발표자료에 공소장·불기소장 사본 등을 첨부한 '의혹사건 처리보고서'를 이날 오후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하고 수사 관련자료는 검찰로 인계할 계획이다.

또 간판은 내렸지만 서초동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수사관 1명과 행정직원 3명만 남긴 채 형사재판에 대비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조 특검외 나머지 윤정석·조대환·제갈복성 특검보도 변호사 활동을 재개하지만 공소유지 활동을 펼친다.

지난 1월 10일 출범한 특검팀은 앞선 6번의 특검과 비교할 때 손가락으로 꼽을 만한 기록들을 쏟아냈다.

총 255명의 삼성 관련 인사들을 소환해 327회 조사했고, 166명을 출국금지 조치시켰다. 또 54차례의 압수수색을 단행했고 1만 4113개의 계좌추적을 진행했다. 특검 예산 역시 총 28억으로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로 꼽혔다. 

그러나 이런 기록이 무색할 만큼 '면죄부' 수사라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특검은 4조5천억원 대의 차명재산과 1천억원 대의 조세포탈에 대해 "무거운 중죄이지만 개인적 탐욕으로 볼 수 없는 개별적 특수성이 있다"는 이유로 이건희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22일 전문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삼성특검 수사결과와 삼성의 쇄신안에 대한 일반인 700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특검 수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로 불만족스럽다'는 입증을 밝힌 이가 조사대상자의 61.3%로 '만족스럽다'고 답변한 30.9%보다 두 배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김상조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여론조사결과처럼 일반 시민단체만이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특검의 수사결과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회복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응하지 못한 특검은 앞으로 공소유지 및 유죄입증에 최선을 다해야만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해 온 조준웅 특검팀이 최장 105일의 수사기간을 마치고 23일 해단식을 가졌다.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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