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은 지고 없지만, 전망은 끝내주네
거제 대금산(437미터)과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에 가다
▲ 대금산...안부에서 올려다 본 대금산...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간 후 우리 두사람만 있었다... ⓒ 이명화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었거나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금산은 진달래 축제로 진달래와 사람들 물결로 가득한 것을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서 확인했었던 터라 설마 그 사이에 진달래가 다 졌을라구, 이제 꽃은 절정, 잎이 어느 정도 돋아나고 있겠지, 하고 낙관했다. 하지만 어쩌랴, 우리의 바람은 서운케 무너졌으니. 어느새 대금산 진달래는 다 져버리고 인적 또한 없는 조용한 산행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밀물처럼 대금산 꼭대기까지 밀려들었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진달래 그 붉은 꽃불은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리고 우리 둘만이 대금산에 섰어라.
▲ 대금산에서 내려다 본 ...우리가 거쳐 온 명상 마을... ⓒ 이명화
▲ 대금산...진달래군락지에서 내려다 본 풍경... ⓒ 이명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하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사성이 밝은 것이 너무 이뻐 즐겁게 화답을 해 주었다. 하도 사랑스러워서 "어디서 왔니?" 하고 물었더니 "장승포 초등학교에서 왔어요" 하고 대답했다. 현장학습 나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라 했다. 아이들의 인사를 받고 산으로 향하는 길은 계속 흐렸던 하늘이 열리고 환하게 햇살 퍼져 나가듯 즐겁게 했다. 반깨고개에서 농장을 지나 안부까지는 임도로 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약 200미터까지는 시멘트 길, 그 다음부터는 흙길로 되어 있었다.
▲ 대금산 정상에서...... ⓒ 이명화
진달래꽃 지고 없어도, 빼어난 자연경관
안부에서 대금산 정상까지는 진달래 군락, 정상에 올라보니 2시 20분. 진달래 꽃구름은 보지 못했지만 대금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아주 탁월했다. 대금산 정상 앞에는 산불초소가 있었다. 날은 흐려서 을씨년스러웠다. 정상 앞에 펼쳐진 바다와 산들. 가덕도가 저 바다 앞에 보이고 거가대교 밑둥이 바다 한가운데 꽂혀 있는 것도 보였다. 산산이 둘러싸거나 펼쳐져 있는가 하면 크고 작은 섬들이 바다를 수놓고 있어 아기자기하면서 부드럽고 넉넉하고 아늑하게 하늘아래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 대금산에서 내려다 본...바다와 산... ⓒ 이명화
▲ 대금산에서 ...내려다 본...산 자락 아래 마을, 그리고 펼쳐진 바다와 섬들... ⓒ 이명화
거제도 산들의 특징은 한 마디로 어떤 산이든지 바다를 끼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와 함께 바다를 배경으로 바다와 손잡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거나, 안거나, 안기거나, 쪽빛 바다와 함께 있다. 쪽빛 바다에는 또 점점이 크고 작은 섬들을 수놓아 섬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그 섬에 닿고 싶게 만든다. 이제 또 내려간다. 어쨌든 여행은 다시 돌아가기 위한 것이다. 시루봉에서 안부에 도착했다. 이제사 하늘이 열리고 햇살이 비쳐 바다에 색이 입혀지고 산 빛은 생기를 찾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출발지였던 반깨고개에 도착, 여기서 멀지 않은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를 찾기로 했다. 고갯길 너머 차로 얼마 동안 달려 외포로 향했다. 외포마을 가는 길에 흥남해수욕장이 보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바로 옆, 한 길 너머에는 마을 안쪽까지 들어온 바다가 한눈에 보이고 바다는 끝없이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우리는 거친 레이스를 만들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것을 보며 생가로 향했다.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 앞에는 마을 사람들이 좌판을 펼쳐놓고 청정해역에서 잡은 멸치, 문어, 홍합, 굴 등을 말려서 팔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생가는 깨끗하게 아주 잘 보존해 놓고 있었다. 예전에도 거제도 갈 때면 옥포, 장승포 등을 거쳐 갈 때 이쪽 외포를 지나갈 때도 있었지만 생가가 있다는 말만 들었을 뿐 일부러 찾지는 않았었다.
▲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 ⓒ 이명화
▲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에서...... ⓒ 이명화
방명록에는 이곳을 다녀간 많은 사람들의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거제도 대금산을 등반하거나 가까운 흥남 해수욕장이나 몽돌해수욕장 등을 찾는 이가 있다면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집을 둘러보고 나와 거제도 고향집으로 향했다.
쪽빛 바다와 어우러진 대금산과 대통령 생가를 함께 여행할 수 있어 좋았다. 대금산은 가족산행, 바다산행, 진달래 산행으로 좋다. 아이들과 함께 손잡고 산행과 함께 또한 김영삼 전대통령 생가, 해수욕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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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반깨고개-벽개등-약수터-진달래군락지-정상(1.6킬로미터. 55분)
3.정골마을-진달래군락지-정상(1.8킬로미터.1시간)
4.상포마을(임도입구)-정골재-약수터-진달래군락지-정상(4.1킬로미터.2시간5분)
5.정골마을-정골재-약수터-진달래군락지-정상(1.6킬로미터.55분)
김영삼 전대통령생가: 거제시 장목면 대금리,율천리와 연초면 명동리에 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