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책 읽고, 토론...'집안독서' 일본서 확산
[일본 현지취재 10] 단절된 부모-자녀 관계 회복…지자체서 특별예산 편성도
출판왕국, 독서강국으로 통하던 일본에서 '활자이탈 현상'이 나타나자 일본 국회는 2005년에 활자문화진흥법을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책과 신문을 즐겨읽고, 글쓰기를 장려하도록 지원하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일본에서는 책읽기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집안 독서'가 주목받고 있다. 각급 학교에 정착한 '아침 독서'에 이어 새로운 독서 방식으로 '집안 독서를 실천하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집안 독서'는 똑같은 책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고, 그 감상을 이야기하며 토론하는 독서 방식으로 단절된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을 복원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바라기현 다이고 마치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고다마(47)씨는 최근 중학교 1년생 외동딸에게 4권짜리 문고판 책을 권유받았다. 어릴 적 심한 학대를 받고 자라난 미국 남성의 인생 고백을 담은 수기였다. 고다마씨는 "딸이 이런 내용의 책에 흥미를 갖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런데 읽어보니 나도 책의 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아침 독서', 집에서는 '집안 독서' 활기
고다마씨 가족이 '집안 독서'를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한집에 사는 고다마씨 집에서는 3대가 각자 읽은 책의 소감을 말하거나 책을 서로 권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자신의 수준에 맞춰', '한 달에 한 권씩은 꼭 읽는다' 등 집안 독서의 3원칙도 만들었다. 고다마씨는 "가게 일이 바쁜 탓에 가족 간에 줄어들었던 대화가 집안 독서 덕분에 되살아났다"고 말한다.
다이고 마치에서는 지난해부터 집안 독서 추진사업을 실행해 초, 중, 고교 각 1개교를 거점 학교로 지정하고 집안 독서에 필요한 도서를 구입해 희망자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이 같은 집안 독서는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아이치현의 한 중고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도서관 뉴스'에 집안 독서를 소개한 기사를 실었고, 도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부모가 하루 20분 또는 10분 정도라도 책을 읽자'는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다이고 마치에서는 지난해 집안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해 100만 엔의 특별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가정마다 집안 독서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마련했다.
똑같은 책을 읽고 가족끼리 감상을 나누는 것은 서로의 사고 방식과 성격을 이해하거나 마음이 소통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고 초등학교의 경우 집안 독서를 시작하자 처음에는 학부모로부터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어렵다" 등의 의견이 쇄도했지만, 학급 통신문과 독서모임, 강연회 등을 활용하여 집안 독서 방법을 전파하는 등 보급에 노력을 기울였다.
단절된 가족 관계 회복에 효과
현재는 학부모들이 집안 독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실시하는 아침 독서에 자원봉사를 하는 등 학교와 가정이 연계된 책읽기 문화가 퍼져가고 있다.
최근에 다이고 마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집안 독서에 참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2%나 나오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와타히키 히사오 다이고 마치 정장(정장은 한국의 군수, 읍장에 해당)은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는 아침 독서는 시간이 10~15분 사이로 짧은 반면, 집안 독서는 시간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책의 줄거리를 쫓아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며 "자녀와 부모가 같은 책을 읽는 것으로 가족의 대화가 늘어나고 의사소통도 원활해진다"고 말한다.
다이고 마치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일본 전국 출판협회가 제정한 제1회 '문자, 활자문화 진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일본에서는 책읽기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집안 독서'가 주목받고 있다. 각급 학교에 정착한 '아침 독서'에 이어 새로운 독서 방식으로 '집안 독서를 실천하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 "3대가 책 읽고 토론"일본 이바라기현 다이고 마치에 사는 후지타 다카노리 씨 가족이 책을 읽은 소감을 나누고 있다. 일본에서는 온 가족이 책을 읽고 토론하는 <집안독서>가 확산되고 있다. ⓒ 신향식
❶ 가족이 똑같은 책을 읽자. ❷ 읽은 책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자. ❸ 독후 감상 노트를 만들자. ❹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책을 읽자. ❺ 가정에 문고를 만들어보자. |
이바라기현 다이고 마치에서 식품점을 운영하는 고다마(47)씨는 최근 중학교 1년생 외동딸에게 4권짜리 문고판 책을 권유받았다. 어릴 적 심한 학대를 받고 자라난 미국 남성의 인생 고백을 담은 수기였다. 고다마씨는 "딸이 이런 내용의 책에 흥미를 갖고 있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런데 읽어보니 나도 책의 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는 '아침 독서', 집에서는 '집안 독서' 활기
고다마씨 가족이 '집안 독서'를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한집에 사는 고다마씨 집에서는 3대가 각자 읽은 책의 소감을 말하거나 책을 서로 권한다.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자신의 수준에 맞춰', '한 달에 한 권씩은 꼭 읽는다' 등 집안 독서의 3원칙도 만들었다. 고다마씨는 "가게 일이 바쁜 탓에 가족 간에 줄어들었던 대화가 집안 독서 덕분에 되살아났다"고 말한다.
다이고 마치에서는 지난해부터 집안 독서 추진사업을 실행해 초, 중, 고교 각 1개교를 거점 학교로 지정하고 집안 독서에 필요한 도서를 구입해 희망자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 "<집안독서>하면 단절된 가족관계 회복"온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집안독서>를 장려하는 포스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별예산까지 편성하여 <집안독서>를 지원하고 있다. ⓒ 신향식
다이고 마치에서는 지난해 집안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해 100만 엔의 특별 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가정마다 집안 독서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도 마련했다.
똑같은 책을 읽고 가족끼리 감상을 나누는 것은 서로의 사고 방식과 성격을 이해하거나 마음이 소통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고 초등학교의 경우 집안 독서를 시작하자 처음에는 학부모로부터 "시간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어렵다" 등의 의견이 쇄도했지만, 학급 통신문과 독서모임, 강연회 등을 활용하여 집안 독서 방법을 전파하는 등 보급에 노력을 기울였다.
단절된 가족 관계 회복에 효과
현재는 학부모들이 집안 독서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실시하는 아침 독서에 자원봉사를 하는 등 학교와 가정이 연계된 책읽기 문화가 퍼져가고 있다.
최근에 다이고 마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집안 독서에 참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52%나 나오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 <집안독서> 보도한 일본 신문들활자문화부흥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에서는, 일선 학교에서 <아침독서>를 하도록 교육하는 데 이어, 각 가정에게는 <집안독서>를 장려하고 있다. 사진은 <집안독서> 활동 사례를 보도한 일본 신문들. ⓒ 신향식
와타히키 히사오 다이고 마치 정장(정장은 한국의 군수, 읍장에 해당)은 "각급 학교에서 실시되는 아침 독서는 시간이 10~15분 사이로 짧은 반면, 집안 독서는 시간에 별다른 구애를 받지 않고 책의 줄거리를 쫓아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며 "자녀와 부모가 같은 책을 읽는 것으로 가족의 대화가 늘어나고 의사소통도 원활해진다"고 말한다.
다이고 마치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일본 전국 출판협회가 제정한 제1회 '문자, 활자문화 진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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